산업통상자원부가 외교부 고위관료를 '4인자'로 영입한다. 최경림(사진) 자유무역협정(FTA) 대표가 통상교섭본부의 통상기능이 산업부로 이관되면서 7년 만에 부활한 차관보(1급)에 내정된 것이다.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싸고 외교부가 거세게 반발했던 상황에서 외교부 고위직인 최 대표의 인사 이동이 두 부처 간 화학적 융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24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최 교섭대표가 외교부에서 가장 고위직으로 산업부에 오는 만큼 차관보로 생각하고 있다"며 "법적으로는 차관이 될 수 없지만 3차관에 가까운 차관보 기능을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업부는 산업·무역을 담당하는 1차관과 에너지·통상을 담당하는 2차관 등 2명의 차관을 두고 있다. 최 차관보 내정자는 통상정책국과 통산진흥국 두 국의 업무를 주로 담당하게 되며 상황에 따라 통상교섭실도 간접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산업부는 1998년 상공부에서 산업자원부로 개편된 후 15년 만에 통상교섭업무를 외교통상부에서 넘겨받게 됐다. 하지만 조직개편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교부에서 거센 반발이 있었다. 일부는 산업부로 가지 않겠다는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윤 장관의 이번 발언은 이러한 반대 의사를 의식, 적극적으로 '끌어안기'에 나선 행보로 분석된다. 윤 장관은 "(최 대표의 차관보 임명을 통해) 양 부처가 협업하고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부로 이동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예우를 하면서 함께 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 신임 차관보는 외무고시 16기 출신으로 외교통상부 FTA 정책국장, 브라질 대사 등을 역임한 후 지난해 7월 FTA 교섭대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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