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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국채보상운동 절실/임충규 기협중앙회 조사이사(여의도칼럼)

지금 우리는 큰 숫자에 불감증이 걸린 것 같다. 억이니 조니 하는 수치가 산술적인 의미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요즈음이다.한국의 떡 한개값이 기천만원이나 된다는 외신의 비아냥은 씁쓸하기만 하다. 우리의 총외채가 원화로 환산하면 89조원에 달하고 있어 국민 한사람이 2백만원 꼴의 빚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하여 무역수지적자폭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기업이 아무리 수출을 위해 발버둥쳐도 사치성소비재 수입이 빠른 속도로 늘면 속수무책이다. 우리는 잘살건 못살건 과소비 혹은 외채와 인연을 맺는다. 초등학교나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들에게 고급 외식점을 빌려 생일잔치를 하는 풍토도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과소비가 아이와 어른, 부유층이나 서민, 회사나 국가 할것없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기업에서 조차 돈벌이를 위해 외제품을 수입한다든지, 국내경쟁회사의 제품을 제압하기 위해 들여오는 행위는 마땅히 근절돼야 한다. 일부 대기업에서 늦게나마 외제수입을 자제하기로 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물론 내돈 내가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1만달러 소득을 5천달러쯤으로 여겨도 시원찮은 우리경제 실정에서 3만달러 수준으로 즐기는 씀씀이는 어디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노르웨이 국민들은 금욕주의라고 할 정도로 청교도적인 근검절약을 생활화한다. 그들이 땀흘려 벌지않은 부는 원천적으로 죄악시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한말 일본이 우리 경제를 종속시키려는 악의적 의도로 떠안긴 빚을 갚기 위해 우리의 선조들이 벌였던 국채보상운동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번진 이 운동에 부녀자들은 패물을 팔아서까지 의연금을 냈다. 지난날의 국채보상운동이 국채를 상환하여 국권을 회복하는 주권수호운동이었다면 오늘의 국채보상운동은 수출경쟁력 약화와 급격한 무역수지적자, 과소비에 의한 외채를 전국민이 나서 우리 경제회복을 위한 캠페인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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