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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순간들] <10> 삼성SDI의 OLED시장 진출

"모험" 반대딛고 올인…글로벌 1위로<br>"기술 베끼지 말라"…설계~제조공법 차별화<br>진출 3년만에 세계시장 32%점유 '신화창조'<br>2년전 합작선 NEC 지분 인수…또 '대결단'


[선택의 순간들] 삼성SDI의 OLED시장 진출 "모험" 반대딛고 올인…글로벌 1위로"기술 베끼지 말라"…설계~제조공법 차별화진출 3년만에 세계시장 32%점유 '신화창조'2년전 합작선 NEC 지분 인수…또 '대결단' 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지난 2000년 12월초. 서울의 한 호텔에서 김순택 삼성SDI 사장과 스기하라 칸지 NEC 일렉트론 사장이 활짝 웃는 얼굴로 손을 맞잡았다. 한ㆍ일의 디스플레이 강자였던 양사는 이날 전격적으로 합작법인을 설립,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뛰어든다고 선언했다. 세계 전자업계를 바짝 긴장하게 만든 사건이자 삼성SDI를 불과 3년만에 PMOLED분야의 세계 1위로 도약시킨‘신화’의 첫 장이었다. 김 사장이 당시 합작사업을 주도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김 사장이 OLED시장 진출을 선언했을 때 전문가들은 물론, 사내에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이 탄탄하게 갖춰진 터에 시장성에 대한 검증조차 이뤄지지 않은 OLED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일본 회사들이 이미 강력한 시장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는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것은 사실상‘도박’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단호했다. 그는 “앞으로 휴대폰은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기능을 갖게 된다.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고품질ㆍ고성능의 디스플레이를 원하게 될 것이고, 그것은 바로 OLED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임원들을 설득했다. 뿐만 아니라 김 사장은 당시로선 무모했던‘글로벌 1위’를 장담했다.“후발주자가 아닌 리더가 될 것이다. 삼성SDI는 짧은 시간 안에 OLED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될 것이다”라고 말이다. 삼성SDI는 단시간에 세계 1위로 올라 서자면 단순히 기술을 베끼기 보다 설계에서 제조까지 차별화된 강점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과감한 투자를 쏟아붓고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공장 설립한 지 1년만인 2001년. 마침내 삼성SDI는 세계 최초로 수동형(PM) 풀컬러 제품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선보였다. 이듬해 8월에는 PM 256컬러 내부 디스플레이까지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삼성SDI의‘꿈’이 하나하나 현실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신사업 투자를 결정하고 뚝심있게 밀어부친 지 3년째. 김 사장의 약속은 어김없이 실현됐다. 지난 2003년말 세계시장 점유율이 32%까지 치솟으며 일본과 대만 업체를 제치고 PM OLED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김 사장은 “당시 우리는 후발업체로서 선발 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해 그들의 기술을 답보하기 보다는 새로운 기술개발을 통해 그들을 뛰어넘는 방법을 선택했다”며 “처음에는 도저히 불가능해보였지만 결국 우리는 해냈다. 임직원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자랑스럽게 회상했다. 하지만 성공의 샴페인도 오래가지 않았다. 합작관계를 맺었던 NEC가 디스플레이 사업의 전망이 낮다고 판단, 구조조정을 실시함에 따라 합작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삼성SDI로서는 또 다른 합작사를 찾거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NEC의 지분을 모두 인수해야 하는 또다른 선택의 순간이었다. “당시 OLED사업이 번창하고는 있었지만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는 만큼 NEC의 지분을 모두 인수해 자회사화 하느냐, 아니면 또 다른 합작회사를 구하느냐는 삼성SDI에 있어 상당히 큰 선택의 문제였다”(유의진 당시 기획팀장) 회사측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2004년 다시 한번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NEC의 지분은 물론 NEC가 보유하고 있던 OLED 관련특허까지 모두 인수키로 한 것. 미래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 합작회사에서 삼성OLED라는 이름의 자회사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심임수 당시 삼성OLED 대표(현재 삼성SDI 부사장)는 취임사에서“현재에 만족하면 안된다.더욱 많은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OLED사업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선언했다.‘절반의 책임’이었던 사업을 떠맡은 심 대표가 가졌던 무게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삼성SDI는 한발 더 나아가 지난해 삼성OLED를 흡수합병하는 등 탄탄한 사업구조를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덕분에 OLED사업은 지난해 10월 PMOLED 양산 3년2개월만에 세계 최초로 누적 출하량 300만대를 돌파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굳건히 다졌다. 최근에는‘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능동형(AM)OLED 개발을 마치고 세계 최초로 전용라인을 통한 양산도 목전에 두고 있다.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시장을 올바르게 예측하고 남들 보다 한발 앞서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삼성SDI의 선택. 그것은 OLED산업이 전무했던 대한민국이 불과 5년만에 이 분야에서 세계 선두기업을 갖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 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자체 발광 디스플레이로 박막 사이에 들어있는 유기물에 전류를 흘려보내 스스로 빛을 낸다. 낮은 전압에서도 구동할 수 있어 전력소모량이 적고 발광효율이 높아 고화질의 데이터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데이터 응답속도가 1백만분의 1초로 매우 빨라 완벽한 동화상을 구현하며, 어느 위치에서도 화면의 내용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입력시간 : 2006/10/2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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