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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법안 연말 임시국회 처리 합의 배경
입력1997-11-25 00:00:00
수정
1997.11.25 00:00:00
황인선 기자
◎대선 부담 모면 ‘시간벌기’/한은법·감독기구 이견… 회기내처리 무산/“경제위기” 절박한 시기에 당리당략 매달려금융개혁법안 처리가 이번 정기국회 법정회기 내에는 무산됐다.
정치권은 지난 21일 김영삼대통령 초청으로 이뤄진 대선후보 및 각당 총재간 청와대 회동을 통해 금융개혁법안을 조속히 처리키로 의견을 모음에 따라 다각적인 접촉을 벌였다.
정치권은 그러나 핵심쟁점인 한국은행법 개정안과 금융감독기구 설치법 제정 문제를 놓고 서로 팽팽히 맞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해 13개 금융개혁법안 처리는 연말 임시국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한나라당과 국민회의, 자민련 등 3당은 24일 국회에서 김수한국회의장 주재로 총무회담과 정책위의장 회담을 잇따라 열어 금융개혁법안 처리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대선을 20여일 앞둔 여야는 이날 서로 상반된 의견을 재확인했을 뿐 이번 회기 내 처리를 위한 실마리를 전혀 찾지 못한 채 국민적 비난을 모면할 궁여지책으로 금융개혁법안 처리를 대선 이후로 넘기는 선에서 합의했다.
한나라당 목요상총무는 이날 회담에서 『13개 금융법안을 일괄처리하는 것이 우리당의 기본입장』이라며 쟁점법안 2개와 증권거래법 개정안 등 나머지 11개 법안을 분리해서 처리할 경우 금융개혁법안 처리에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회의 박상천총무는 『증권거래법과 보험업법, 상호신용금고법 등 단기금융과제인 11개 법안을 이번 회기 안에 먼저 처리하고 중장기 과제인 한은법 개정안과 금융감독기구 통폐합을 골자로 하는 금융감독기구 설치법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고 맞섰다.
이에따라 정치권은 지난 21일 청와대 회동에서 도출된 기대감을 사실상 저버렸으며 이는 대선정국과 맞물린 각당의 당리당략과 관련 단체의 동향에 대한 「눈치보기」에 따른 결정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 강하다.
김수한국회의장은 이날 『2개 쟁점법안을 놓고 각 당간에 견해차가 너무 심해 모레까지 다루기가 물리적으로 어렵다』면서 『대선 이후 연내에 임시국회를 소집, 이 문제를 다뤄 처리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정책위의장간 회담에서도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회 재경위에서 마련한 13개 법안을 그대로 처리해 줄 것을 거듭 요구한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측은 한은법 개정안과 금융감독기구 설치법안 등 쟁점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내놓을 것을 거듭 주장했다.
이들은 이처럼 연쇄 협상을 벌였으나 협상에 따른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기존의 입장만을 반복하는 선에 그쳤다.
정치권은 더구나 국제통화기금(IMF)조사단이 방한, 구제금융 지원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절박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 해결을 위한 측면지원 노력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치권의 이같은 협상결과는 무엇보다도 금융개혁법안 처리를 놓고 어느 한쪽이라도 무리수를 쓸 경우 이번 대선정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물론 정부와 국회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충분한 실무진간 협의를 거쳐 별도의 수정안을 마련, 대선 이후에 임시국회를 열어 반드시 금융개혁법안을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정치권의 선택은 선두를 지키고 있는 국민회의 김대중총재나 DJ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회창후보가 정치적 부담을 덜면서 「시간벌기」에 나선 포석으로 풀이된다.<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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