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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형펀드 거래 가뭄에 속타는 투자자

상장펀드 62% 日 1000만원 미만 중도환매 어려워 투자자 발동동

"거래 적다고 상장폐지 안해 10년이상 투자 각오로 접근을"


2011년 5월 서울 목동 SMT빌딩에 투자하는 부동산투자회사(REITsㆍ리츠) '트러스7호'에 가입한 정모씨는 요즘 골치가 아프다. 아버지 병원비 마련을 위해 당장 목돈이 필요한데 이 펀드를 현금화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다. 폐쇄형 펀드인 '트러스7호'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있지만 올 들어 일평균 거래량이 500주 정도에 불과하다.

정씨는 "펀드 만기인 2018년까지 환매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가입은 했지만 거래소에 상장됐기 때문에 언제든지 매매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당장 필요한 5,000만원을 확보하려면 적어도 1만주 정도는 거래돼야 하는데 거래량이 부족해 펀드 지분을 팔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환금성을 확보하기 위해 거래소에 상장됐던 폐쇄형 펀드들이 거래량 부족으로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2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거래소에 상장된 45개의 폐쇄형 펀드 중 연초 이후 일평균 거래량이 2,000주에 못 미치는 펀드는 28개에 이른다. 보통 폐쇄형 펀드의 액면가가 5,000원에서 결정되고 주가가 5,000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 거래대금이 평균 1,000만원을 밑도는 상품이 전체의 62%에 달한다는 얘기다.

폐쇄형 펀드는 주로 부동산·자원·선박 등에 투자하는 펀드로 만기가 5~20년으로 길고 중도에 환매할 수 없기 때문에 운용사들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펀드 설정 후 90일 이내에 거래소에 상장해야 한다. 하지만 거래량이 부족해 만기 이전에 급전이 필요한 투자자들의 속을 썩게 만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선박펀드인 '동북아 10호'의 경우 올 들어 일평균 거래량은 43주에 불과했다. '바다로' '아시아' '코리아'등 다른 선박펀드도 일 평균 거래량이 500주 정도에 불과하며 하루 거래량이 '0'인 날도 수두룩하다. '코크렙8호·15호' '트러스7호'등 리츠들도 일평균 거래량이 1,000주 수준이다.



그나마 폐쇄형 펀드 중에서 거래량이 많은 것은 을지로 센터원 빌딩에 투자하는 '맵스리얼티1(일평균 거래량 5만4,362주)'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유전펀드인 '한국패러랠(4만2,563주)' '한국ANKOR유전(2만999주)'펀드, 마다가스카르 니켈 광산에 투자하는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니켈펀드 1호(3,462주)' 정도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폐쇄형 펀드를 상장시키고는 있지만 거래량이 부족한 펀드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다만 일반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량 부족을 이유로 상장폐지 하거나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물펀드를 담당하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폐쇄형 펀드는 평균 만기가 10년 정도로 이 기간 동안 꾸준히 배당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가입한다"며 "만기까지 펀드 지분을 끝까지 들고 가려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고 일부 매매차익을 노리는 사람들만 거래에 참여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이 많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상장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서울 지하철 9호선 펀드 1·2·3·4호는(만기 4~7년) 상장 이후 아직까지 거래가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폐쇄형 펀드에 투자하고 싶다면 도중에 환매할 가능성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대다수 폐쇄형 펀드의 거래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도중에 환매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기 전까지는 급전이 필요 없다고 판단됐을 때 가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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