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22일)을 사흘 앞두고 규제혁파에 대한 비장한 각오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공기업 파티는 끝났다"고 밝힌 데 이어 국정방향과 관련한 두 번째 '선언'이다. 관가에서는 현 부총리 스스로는 물론 한국 경제 전반을 두고 봤을 때도 이번 규제개혁 드라이브가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다수 규제를 틀어쥐고 있는 경제부처 공무원들이 개혁의 신바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현 부총리의 역할이 있다"고 지적했다.
2년차 현 부총리의 가장 큰 숙제로는 리더십 회복이 지목된다. 지난 1년간 조기 경질설(說)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면서 국정을 이끌 힘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해 중산층 월급쟁이의 세부담을 늘리는 지난해 8월 세제개편안을 시작으로부터 가장 최근에는 월세소득자에게 세금을 물리려다 이를 뒤집은 일도 있었다. 간신히 살아나는 듯했던 부동산 경기가 월세소득자 세금 부과를 계기로 다시 주저앉았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3개년 혁신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는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느라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금융사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어리석은 사람은 일이 터지면 책임부터 묻는다"고 한 설화(舌禍)는 청와대의 엄중 경고로 되돌아왔다.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한국 경제가 지표상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현 부총리의 공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2월 취업자는 전년 대비 83만5,000명 증가해 1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분기마다 내놓은 투자활성화 대책은 일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실제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규제개혁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면 현 부총리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