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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케이블 부설하는 몬스터

시속 1.9km로 케이블 매설, 암반지역 매설도 가능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국제전화용 통신케이블이나 송유관, 가스관의 상당부분은 해저에 매설돼 있다. 깊은 바다 속 표면에 통신케이블이나 송유관, 그리고 가스관을 놓아두는 것조차 어려운데 해저의 땅 속에 매설하는 것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바로 트랜처(도랑 파는 기계)가 그 일을 한다. 트랜처는 깊은 바다 속으로 내려가 폭 2.7m, 깊이 1.8m의 도랑을 파 통신케이블이나 송유관, 그리고 가스관을 매설한다. 여러 종의 트랜처 가운데 가장 정교한 장비로 평가받고 있는 ‘트라이톤(Triton) T750’은 무게 25톤에 최대 1,500m의 깊이에서 작업을 할 수 있다. 길이 7.8m, 넓이 5.1m, 높이 3.1m인 트라이톤 T750은 시속 1.9km의 속도로 작업을 수행, 일명 몬스터로 불리기도 한다. 영국의 페리 슬링스바이 시스템사에서 건조한 트라이톤 T750이 해저 도랑을 파내는 방식은 바로 워터제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해상의 선박과 1.8km 길이의 케이블로 연결돼 동력과 컨트롤 신호를 전달받는 이 무인장비는 해저로 내려간 뒤 1.8m 길이의 강철 기둥으로 땅속을 파고 든다. 2개의 강철 기둥에는 200psi의 압력으로 물을 분사하는 96개의 노즐이 달려있다. 이 노즐에서 뿜어 나오는 워터제트의 힘으로 해저 바닥 면을 절단하듯 파내며, 선박에서 풀려 내려오는 통신케이블을 매설하게 된다. 통신케이블의 매설이 완료되면 외곽 쪽에 설치된 또 다른 워터제트를 분출해 도랑의 양쪽 벽면을 붕괴시키는 형태로 도랑을 덮어버린다. 트라이톤 T750은 해저 지면 형태에 따라 바닥 면이 단단할 때는 수력 분출 트레드를 이용하고, 연약한 지반에서는 스키 형태의 스키드를 이용해 바닥 면과의 마찰을 최소화한다. 페리 슬링스바이 시스템은 앞으로 강철 절단 휠을 추가로 장착해 그동안 작업이 불가능했던 해저 암반지역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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