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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한샘, 가격·품질·유통경쟁력 삼박자로 성장 가속

최양하(가운데) 한샘 회장 등이 지난 3월 목동 플래그숍 오픈식에서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한샘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 직매장인 플래그숍과 대형 대리점을 확대하며 종합 인테리어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사진제공=한샘

한샘 임직원들이 서울 방배동 본사 사무실에서 품질서비스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가구업계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부동산 버블이 꺼지며 미분양 물량이 속출했고 신규 주택 건설이 급격하게 줄면서 기존 가구업계의 큰 먹거리였던 특판가구시장이 위축됐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급격한 성장기를 맞이한 가구사가 있다. 5년만에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나며 가구 업계 최강자로 거듭난 한샘(009240) 얘기다. 국내 1위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은 1970년 부엌가구 전문기업에서 시작, 1997년 인테리어 가구 사업에 진출하며 40여년간 국내 주거환경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전국 300여개의 대리점과 대형 직매장 6개 등 강력한 유통망을 구축하며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규모 1조원대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IMF 사태 등 창립 이후 이어진 위기때마다 한샘은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다는 점이다. 97년 외환위기때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업을 축소하고 투자를 미루는 등 긴축 정책을 폈다. 그러나 부엌가구 전문기업이었던 한샘은 인테리어 가구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고 사업 시작 5년만에 홈인테리어 가구 사업에서도 국내 1위에 올랐다.

위기에도 승부수를 던지는 한샘의 진면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발휘됐다. 한샘은 대형 직영 매장인 플래그숍을 오픈하며 매장 경쟁력을 높였다. 또 전문 인테리어 업체들을 통해 부엌·수납가구, 건자재 등을 판매하는 ik사업 진출과 온라인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신규 유통망을 늘리는데 주력했다.

특히 서울 방배, 논현, 잠실, 경기도 분당에 이어 한샘이 2011년 부산센텀시티에 오픈한 '한샘 플래그숍 부산센텀점'은 과감한 투자에 나서며 위기를 정면돌파하는 한샘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한샘은 플래그숍 이외에도 전국 주요 거점에 대형 대리점을 오픈하며 종합 인테리어숍으로 변화를 꾀했다. 기존의 한샘인테리어 대리점은 150~200평 규모였으나 2012년부터 300~500평 규모의 매장을 대폭 늘렸다. 또 가구만 판매하던 기존 대리점과 달리 플래그숍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함으로써 가구가 아닌 생활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마트나 백화점 대신 한샘인테리어 대리점을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

부엌가구 부문에서도 프리미엄 라인을 강화하고 대형 매장을 늘리며 부엌가구 전시의 트렌드를 주도한 것이 성공비결로 꼽힌다. 한샘은 2011년 4월부터 기존의 50평 규모의 부엌가구 매장을 150~200평 규모로 확대하고, 고급스러운 전시와 다양한 문화혜택을 제공하는 '한샘키친바흐' 전시장을 오픈했다.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 일산, 서울, 대전, 광주 등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13개의 키친바흐 전시장을 오픈하고, 방문·구매 고객에 대한 특별 강좌 등 VIP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키친바흐의 판매는 전년 대비 3배 가량 증가했다.

이밖에도 한샘은 인테리어 아이템을 온라인 마켓에서 구입하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 자체 온라인몰을 강화하고 외부몰 운영을 통해 온라인 사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한샘몰은 지난 2008년 3월 리뉴얼 오픈 이후 5년 만에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하며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인테리어 전문 쇼핑몰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한샘몰의 주고객인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다양한 상품을 구성한 점이 주효했다. 자녀가 어리고 30평형대 이하에 거주하는 고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 주로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납가구를 주력으로 판매했다. 이에 대표 상품인 '국민 책장 샘'은 출시 5년 만에 누적 판매 90만개, 최근에는 월 최고 매출 4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가구공룡 이케아 진출 맞서 체질 강화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어선 국내 가구업계는 올 연말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의 직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위기를 앞두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어른들의 놀이터'로 일컬어질 정도의 콘텐츠 파워를 주무기로 한 이케아는 세계적으로 실패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국내 가구업계에는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한샘은 이케아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다시 한 번 체질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샘이 가구 공룡 이케아의 착륙에 앞서 가장 차별화하는 부분이 서비스 품질. 도심에서 1시간 거리의 교외에 5,000평 규모의 대형 창고형 매장으로 운영되는 이케아와 달리 한샘의 대형 매장 규모는 1,500~2,000평으로 작지만, 접근성과 서비스 품질은 이케아가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샘 대형 매장의 제1조건은 접근성이 좋은 도심이다. 전문 영업사원으로 구성해 백화점 수준의 설계·상담·시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례로 자녀방 가구 개비 시즌에 한샘 플래그숍을 방문하면 전문 영업사원이 아이의 성장과 학업에 도움이 되는 가구 인테리어를 제안하고 내 아이 방에 맞는 전문 설계서비스도 해준다. 특히 한샘은 최근의 비약적인 매출 성장에 걸맞는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한샘은 1·4분기 월 5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4·4분기에는 월 매출 980억원을 넘어서면서 물량이 대폭 증가했다. 물량의 증가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품질서비스 부분의 문제가 나타나면서 한샘은 품질서비스 혁신에 매달렸다. 우선 물량 증가에 따른 영업, 시공, 물류, 제조, AS 등 고객 서비스 인력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시공사원은 2013년 1분기 1,670명에서 4분기에는 2,400명으로 충원했고, AS인력도 20%이상 인원을 보강했다.

또 각 사업부문별로 운영됐던 품질서비스 조직을 CEO 직속으로 재편하고, 품질서비스 회의를 CEO가 매주 직접 주관하면서 개선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품질 불만 건수를 지난해의 10% 이내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영업에서 시공에 이르는 모든 부서가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케아에 맞서 싸우려면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 역시 급선무다. 이에 한샘은 자재 대량 구매와 생산공정 효율화를 통해 원가를 개선하고 가격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한샘은 제품 개발 과정에 디자이너 뿐 아니라, 시공·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담당자가 참여해 제품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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