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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동 美軍 "임전태세 완료"
입력2001-09-14 00:00:00
수정
2001.09.14 00:00:00
■ 美 공격 시나리오인도양 항모대기·지상군도 투입
'공수부대 투입', '아프카니스탄 공중폭격으로 초토화'
미국의 전투기와 항공모함이 속속 아프카니스탄을 목표로 움직이는 가운데 강경한 공격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는 아라비아 반도 인근의 미 항모 엔터프라이즈호가 임무교대 후 귀환 일정을 취소하고 고정 배치상태에 돌입했으며, 인도양 가르시아 섬 공군기지 등에 평소 병력이상을 유지하며 사실상 공격명령 준비체제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또 전군에 비상경계태세가 갖춰진 상황에서 유럽과 중동 지역의 미군과 전투기들은 상시 충돌 태세를 갖추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명령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공격목표의 초토화를 위한 준비가 갖춰진 상태다.
미군의 이번 공격은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부시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 관리들의 발언을 종합해볼 때 미국의 보복전은 진주만 때처럼 자원을 총집결, 대대적인 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특히 지상군 투입까지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사전문가는 "공중 폭격에만 의존했던 과거 코소보전과 달리 미군을 직접 투입할 공산이 매우 높다는 게 특징"이라며 미국이 응징강도가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전 패배 이후 미국은 수많은 분쟁에 개입했지만 미사일ㆍ함포 등 최첨단 정밀 유도 무기에 의존하고 지상군 투입은 최소화 해왔다. 그러나 미 본토를 테러당한 이번만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공수 부대 등 특수 정예부대 투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반면 대규모 지상군 투입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아프간에 대규모 지상군 병력을 파견하는 '분풀이식' 군사작전도 검토될 수 있으나 해안선이 없는 아프카니스탄 침투하려면 파키스탄이나 인도 등 이웃 국가를 통과해야 하며, 그 경우에도 항공기를 이용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인도양과 걸프해역에 항공모함 칼빈슨과 엔터프라이즈를 배치하고있지만 인도양과 아프간 작전 목표지점과는 1천㎞이상 떨어져 있다.
이와 함께 엄청난 양의 폭탄을 실어 날을 수 있는 B-52 전략폭격기를 동원해 아프간 산악지대에 융단폭격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인의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폭격으로 아예 아프카니스탄을 초토화 시키자는 주장이다.
미국내 일부 강경파들은 전술 핵무기를 동원해 이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그 후유증 때문에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한 차례, 혹은 몇 차례의 작전만으로 실제로 테러리즘을 불구상태로 만들 수 없다"면서 "수년이 걸린다면 수년을 투자할 것"이라고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테러리즘에 대한 공격은 수년간 각 아랍권의 테러 검점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을 실시할 가능성도 높다.
반면 온건한 대응책이 나올 것이란 주장 역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복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무력응징 대신 유엔 등을 통한 제재나 외교적 수단에 의지, 테러 배후인물의 신병확보에 나서고 자국 법정에서 심판을 받게 하는 방안을 추구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재 미국민의 분노 수준으로 봤을 때 현실성이 떨어지는 시나리오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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