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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볼거리 만화적 가벼움 만끽
입력2001-12-06 00:00:00
수정
2001.12.06 00:00:00
김태균 감독의 '화산고'동시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선으로 엇갈리며 내달리기 시작하는 경수와 수학. 파바바-밧 도화선이 타 들어가 듯 두사람의 움직임을 따라 물보라가 뿜어져 나온다.
펑- 경수를 향해 연거푸 장을 날리는 수학. 날아오는 물줄기를 피하며 경수 역시 연거푸 장력을 내뿜는다. 펑-펑- 두사람의 호신강기가 폭발하면서 물줄기가 솟구치고 거센 비바람이 몰아친다.
순 제작비 48억원, 제작 기간만 1년 5개월이 걸린 화제의 영화'화산고'(감독 김태균)의 물기둥을 치솟게 하는 공력을 발휘하는 주인공 장혁과 허준호가 펼치는 막판대결이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학원무협 블럭버스터'라 이름 붙여진 '화산고'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과 블록버스터 규모감이 있다. 학교를 무대로 학생들을 내세워 전형적인 무협만화장르를 개척한 이 작품은 한국판 '매트릭스'나 '엑스맨'의 모습을 보여준다.
분필이 총알처럼 날고 학생과 선생님이 공중을 가르며 무술을 겨루는 학교의 모습을 할리우드에 맞춘 관객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올려놓는데 심혈을 기울인 모습이 역력하다.
김태균감독은 "이 영화 전체가 컴퓨터 속에 담가졌다 나왔음"을 강조했다. 100%디지털 작업과 조명 등을 통해 흰색과 검은톤이 나는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컴퓨터그래픽에 힘입은 기공의 흐름과 물방울이 분사되는 장면은 쉽게 접하지 못했던 장면들이다.
스토리의 짜임새, 캐릭터의 입체감, 드라마적 감동보다는 귀를 찢는 음악, 현란한 볼거리, 감각적인 편집 아이디어를 느끼면서 보는 것이 이 작품의 감상 키워드다.
그래서 일부 관객은 "예고편 왜 그렇게 잘 만들었어"라는 반응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만화적인 가벼움을 만끽하고픈 관객에겐 더없이 좋은 작품이다.
때는 화산 108년. 무공의 고수들만 다니는 '화산고(火山高)'가 무대. 가는 학교마다 말썽을 일으켜 여덟번이나 퇴학당한 문제아 김경수가 아홉번째 학교 화산고의 문을 두드린다.
겉으론 그냥 불량학생처럼 보이지만 실은 무공의 고수. 이번에도 퇴학당하면 인생 끝이라는 생각에 어떻게든 불 같은 성미를 다스려보겠다 다짐한다.
하지만 무림비서 사비망록과 최고수 자리를 두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대환란의 세계. 경수의 무공을 알아본 각 서클의 주장들이 그를 스카우트하려는 가운데 본색을 억제하려는 경수의 힘겨운 침묵이 학원 5인방이라는 저승사자급 교사들이 화산고에 도착하면서 깨트려진다.
'화산고'는 스토리보다 감각을 중시하는 관객들의 입맛을 맞춘 작품이다.
장혁이 올누드로 촬영해 화제가 됐던 장면. 물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김경수의 능력을 표현하기 위해 CG팀은 김경수의 몸을 휘감아 돌아가는 물줄기를 만들어야 했다. 영화'어비스'에서 주인공의 표정을 흉내내는 물기둥을 표현하는 기법이 사용되었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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