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유제품의 수입이 늘면서 지난 7월 수입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수출 실적 역시 오름세를 이어가 무역수지는 3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수입액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도 무역 흑자를 보여 수출과 수입이 모두 쪼그라드는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는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이 전년 대비 5.7% 증가한 484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같은 기간 5.8% 증가한 459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증가율 역시 2012년 2월 이후 2년5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에 따라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 흑자는 2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30개월 연속 흑자행진이다.
수출 분야에서는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며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LG전자 스마트폰 G3 출시 효과로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24.6% 늘었고 철강(22.4%), 자동차(20.8%), LCD(7.3%)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5~6월 두 달 연속 감소했던 대(對) 일본 수출이 7월 6.0% 증가해 오름세로 돌아섰다. 대 미국 수출 역시 19.4% 늘어 호조세를 이어갔고 대 EU 수출증가율은 11.5%를 나타냈다.
다만 대 중국 수출은 7.0% 감소해 석 달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선박 수출이 77.8%나 줄었다.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중국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오는 9월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수입 분야에서는 원자재 수입이 8.8% 증가했다. 이라크 내전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배럴 당 104.4달러였던 원유 단가가 112달러로 올랐고 국내 원유 고도화설비 증설에 따라 석유제품 수입이 늘어난 탓이다. 자본재 수입은 반도체제조용장비(9.3%)의 증가폭이 컸고 자동차 부품 증가율도 4.3%를 나타냈다. 소비재 분야에서는 외국산 자동차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따라 원화로 환산한 수출액은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원화기준 7월 수출액은 49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줄었다. 원화 환산 수출액은 5월 9.0% 감소한 데 이어 6월에도 8.0% 줄었다. 지난해 7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달러당 1,127원20전이었으나 올해 7월에는 1,019원90전으로 100원 넘게 떨어졌다.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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