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케미칼 매각작업이 초반부터 흥행 성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화학과 휴비스 등 국내 대표적인 화학섬유 기업들이 웅진케미칼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LG화학과 휴비스는 14일 웅진케미칼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웅진케미칼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에 전해지면서 이날 웅진그룹주가 동반 급등했다. 웅진홀딩스가 전날 보다 400원(14.34%) 급등한 3,19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웅진에너지 역시 3.20% 오른 2,260원에 마감됐다.
웅진케미칼 매각작업은 지난 4월 웅진홀딩스가 매각주관사로 우리투자증권ㆍ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문영태 우리투자증권 어드바이저리본부장은 “약 2주전부터 웅진케미칼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언제 마무리될 지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자료를 준비해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가려고 한다”며 “일부 업체들이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해당 업체와의 접촉은 일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각 주관사와의 접촉은 없지만 일부 기업들은 벌써부터 웅진케미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웅진케미칼은 섬유ㆍ필터 등을 생산하며 지난해 매출 1조1,104억원, 영업이익 284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다. 웅진홀딩스의 회생계획으로 인해 매물로 나왔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수익을 올려오고 있다. 이 때문에 화학섬유업계를 중심으로 인수 검토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웅진케미칼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으로 휴비스ㆍ도레이첨단소재ㆍTK케미칼 등이 거론되고 있다. LG화학도 인수의사를 보여 4파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막대한 자본금을 앞세운 LG화학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7,2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웅진케미칼 인수를 위해 벌써부터 회계 및 법률 자문사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LG그룹이 지난 2011년 수처리 사업에 뛰어들면서 웅진케미칼의 수처리 필터 사업부분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의 웅진케미칼 인수 검토는 최근 LG그룹의 수처리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지난 2011년 8월 수처리업체인 대우엔텍을 인수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웅진케미칼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수처리 필터사업 부분과 LG그룹의 수처리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휴비스도 강력한 인수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휴비스와 웅진케미칼의 사업부분이 대부분 겹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휴비스와 웅진케미칼은 폴리에스테르 화학섬유 부분이 주력 사업이다. 휴비스는 전체 매출 비중 가운데 95%가 폴리에스테르 화학섬유가 차지하고 있으며 웅진케미칼도 70%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휴비스와 웅진케미칼이 폴리에스테르 화학섬유 1ㆍ2위를 차지하고 있다.
휴비스 관계자는 “우리가 화학섬유를 생산하는 규모는 연간 약 60만톤 수준으로 웅진의 40만톤과 합치면 볼륨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 동안 해외 시장에서 웅진케미칼과 경쟁을 벌여 왔지만 인수가 성사된다면 시너지효과로 인해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도 도레이첨단소재가 웅진케미칼의 수처리 필터 부문에 큰 관심을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대표적인 화학섬유 기업인 효성과 코오롱도 잠재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어 인수전이 본격화될 경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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