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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금융 파동 재연 우려

私금융 파동 재연 우려 ■ 日 대금업계 국내시장 잠식 가속화 "금융사고는 단발로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예측 불가능한 금융사고는 없다." 외환위기 이후 급속도로 팽창한 일본계 대금업자들이 국내 사채시장을 장악한데 이어 편법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 제도권 업무영역인 기업대출 시장으로까지 영업을 확대해 나가자 금융계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감독당국인 금융감독원과 재정경제부는 일본계 대금업자들은 사금융 파동을 일으켰던 파이낸스사와 달리 고객들로부터 예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고객들이 신용금고에 맡긴 예금이 일본계 고리대금업자의 대출 자금으로 이용되고 있고, 또 마지 못해 일본계 자금을 이용하는 서민들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고금리와 협박에 시달리는 등 이미 노출된 문제만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오는 15일까지 일본계 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려준 19개 금고를 대상으로 자세한 대출 상황과 대금업자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그러나 대금업자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 다시 사금융 파동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계 업자, 2년 만에 지점 수백개, 대출 수천억원= 일본계 고리대금업자들이 국내에 상륙한 것은 2년여에 불과하다. 외환위기로 자금시장이 얼어있던 지난 98년 7월부터 상륙을 시작, 99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하면서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났다. 가장 대표적 업체는 A&O크레디트. 대주주는 '후지 키카쿠'라는 일본 히타치신판 계열회사로 지난 98년 7월 184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돼, 99년 영업을 시작하면서 첫해에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법인세 6억원, 부가세 1억6,000만원을 내는 등 탁월한 신장세를 보였다. 지점도 28개로 늘어났다. 내년까지 50개 이상으로 늘리고 대출도 2,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영업은 500만원 이하 소액 개인 신용대출만 하며서 월 6% 선이자로 1년에 100%가 넘는 실효수익률을 내고 있다. 또 로코 소지가 대주주인 (원 마트) 프로그레스 주식회사도 지난해 1월 90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 1년 만에 영업점이 전국에 43개로 늘어나는 등 영업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본금 7,000만원의 센츄리서울, 캐쉬웰 등을 합하면 전국에 지점이 수백개에 이르고 대출 규모도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자금조달은 국내 금고에서 = 일본계 업자들은 국내 대금영업이 예상 외로 급성장하자 자금이 부족, 지난해 말부터 국내 신용금고로부터 대출을 받기 시작했다. 전국에 4개 지점을 갖고 있는 한 사채업자는 "빠징코를 운영하는 후지기획이 뒷돈을 대는 A&O의 자금력은 '1,200억원 플러스 알파'로 대기자금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대출이 갑자기 늘고 업무영역을 넓히면서 국내에서 자금을 급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고업계에 따르면 일본 업자들은 입주한 건물 전세금이나 보유 부동산ㆍ대출채권 등을 담보로 맡기고 금고로부터 한두달 동안 단기 대출을 받으면서 연 20~30%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금감원, 무대책이 대책 = 금감원이 지난달 중순 전국 126개 금고들을 대상으로 A&O크레디트ㆍ프로그래스ㆍ캐쉬웰자산관리주식회사ㆍ센츄리서울ㆍ청남파이낸스 등 일본계 대금업자에 대한 대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서울 11개, 경기 5개, 부산 2개, 경남 1개 등 총 19개 금고가 총 765억원을 대출해 준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실제 대출금액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해당 금고에 공문을 보내 오는 15일까지 대출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역을 보고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비제도권에 있는 대금업자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거래 관계에 있는 금고를 통해 간접적으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금업법도 없고 이자제한법도 폐지된 상황에서 고리 대출을 막을 만한 특별한 대책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S금고 사장은 "파이낸스 사태처럼 규정을 이유로 빈틈을 만들어 두면 결국 큰 사고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우승호기자 김민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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