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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나란히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며 국내 증시에도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있다. 박스권 장세를 돌파할 지 한층 관심이 높아지는 어닝 시즌을 앞두고 올해 1·4분기 대기업집단의 주가 수익률은 희비가 교차했다.
서울경제신문이 5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의뢰해 삼성·현대차(005380)·SK·LG·롯데·한진 등 국내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의 1·4분기 주가 수익률(3월31일 종가 기준)을 분석·집계한 결과 GS그룹 계열 8개 상장사의 평균 수익률이 15.51%로 가장 높았다. 한진그룹(10.42%) 역시 두자릿수의 수익률로 GS의 뒤를 이었다. 하지만 포스코그룹(-9.32%)과 현대차그룹(-3.16%)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에 그쳤다.
GS는 계열 상장사 8곳 중 6곳의 주가가 코스피 수익률을 넘어섰다. 그룹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유통과 건설을 책임지는 GS리테일(30.21%)과 GS건설(29.89%)이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편의점 시장 성장세와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3개월간 30%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룹 지주사인 GS(7.25%)도 자회사들의 선전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한진그룹은 유가 하락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보며 계열사 주가들도 고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주사인 한진(18.27%)을 비롯해 한진해운(16.78%)과 한진칼(16.45%)·유수홀딩스(13.07%) 등 6개 상장사 중 4곳의 주가가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4대 그룹 중 수위를 차지한 LG는 LG전자(-0.34%)와 LG디스플레이(-6.98%) 등 전자 계열사의 부진에도 LG화학(24.86%)과 LG생활건강(34.99%)·LG생명과학(50.41%) 등 그룹 전체 상장사의 절반인 6곳이 2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LG그룹으로 편입된 실리콘웍스(56.20%)는 반도체 호황과 코스닥시장의 상승 열기를 타고 주가가 3개월간 50% 이상 뛰어올랐다.
반면 포스코그룹은 철강 경기 불황에 따른 실적 부진에 검찰 수사라는 돌발 악재까지 겹치며 10대 그룹 중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포스코(-11.25%)와 대우인터내셔널(-15.58%) 등 주력 계열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10% 넘게 떨어졌다. 현대차그룹 역시 1·4분기 실적 악화 우려로 현대차(-0.30%)와 기아차(-13.58%), 현대글로비스(086280)(-22.47%) 등 주력 계열사의 주가가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재계 1위 삼성은 삼성전자(005930)(8.59%)와 삼성SDI(006400)(17.67%)·삼성전기(009150)(40.59%) 등 전자 3인방이 선전했지만 지난해 말 상장한 삼성SDS(-8.86%)·제일모직(028260)(-5.38%)과 삼성생명(032830)(-17.0%)·삼성화재(000810)(-5.31%)·삼성카드(029780)(-7.13%) 등 금융 계열사들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며 그룹 전체의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4.10%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SK그룹은 17개 상장사 중 12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코스피 시가총액 3위의 SK하이닉스(-4.61%)가 약세를 보이며 1.56% 상승하는 데 그쳤다. 롯데는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11.72%)과 롯데케미칼(22.44%)의 주가가 엇갈리면서 올 들어 2.65% 상승하는 데 만족했다.
주가는 현재 각 기업 집단들이 처한 경영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유가 하락의 대표 수혜주인 항공·해운업이 주력인 한진과 시장이 되살아나는 건설·유통을 보유한 GS의 주가가 오른 반면 실적 부진과 검찰 수사를 겪고 있는 포스코 주가가 떨어진 것은 주식시장이 기업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올 2·4분기 10대 그룹의 주가 역시 당분간 현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류 팀장은 "이란 핵 협상 타결로 2·4분기까지는 유가 하락 영향과 건설주에 대한 수혜로 GS와 한진그룹의 주가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국제 유가 반등과 미국 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2·4분기 말과 3·4분기 초가 새로운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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