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향후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실시한 채권단 실사에 따르면 팬택은 계속 기업가치(3,824억원)가 청산가치(1,895억원)보다 높은 상황이다.
때문에 청산 보다는 회생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이다.
일단 팬택이 법정관리에 무사히 진입한다고 가정하면 이후 일정은 시장 상황이 결정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최단기간 회사를 회생시켜 자금이 풍부한 새 주인을 찾는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중국ㆍ인도ㆍ일본 스마트폰 업체 일부가 팬택 인수에 관심을 두고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물밑 접촉을 했다. 현재 인수ㆍ합병 논의는 올스톱 된 상태다.
하지만 팬택 사태가 법정관리로 일단락됨에 따라 해외 기업들이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도의 휴대폰 제조사인 마이크로맥스와 중국의 화웨이나 샤오미 등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중국과 인도 등 해외에서 팬택에 관심을 갖는 업체는 알려진 것 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해외 매각에 따른 기술 유출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나 정부에서는 팬택 해외 매각 과정에서 기술 유출 이슈는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의 경우 사실상 해외 매각이 유력한 상황"이라며 "결국 해외 매각은 국내 휴대폰 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4,800여 건의 휴대폰 관련 특허를 가진 팬택이 중국 샤오미나 화웨이 또는 인도 마이크로맥스 등 해외 휴대폰업체에 매각된다면 삼성전자나 LG전자에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중국 휴대폰 업체들은 저가의 가격 경쟁력에 품질까지 높아지면서 세계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반면 삼성과 LG 휴대폰의 경우 중국 등의 약진으로 인해 세계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팬택이 해외 업체에 넘어갈 경우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산업을 위해서라도 자국 기업이 인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팬택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인수 주체를 찾아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기업으로는 SK그룹이 떠오르고 있다. SK그룹 측에서는 이에 대해 '관심 없다'는 입장. 하지만 팬택은 2005년 '스카이' 브랜드 휴대폰을 만들던 SK텔레텍을 인수한 바 있어 SK그룹이 인수에 나서면 10년 만에 회사를 되사는 셈이 된다. 아울러 SK텔레콤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SK그룹 외에도 현대차 등 다른 기업들이 인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팬택을 인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며 "결국 SK그룹 등 국내 대기업이 팬택의 구원투수가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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