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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회장ㆍCEO직 잇단 분리
입력2004-03-05 00:00:00
수정
2004.03.05 00:00:00
김병기 기자
`권력 분립`이 미국 경영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8년간 월트디즈니를 이끌어왔던 마이클 아이즈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시간) 주주들의 요구에 굴복해 회장직을 내놓은 데 이어 세계 2위의 컴퓨터업체 델의 창업자 마이클 델은 CEO직을 케빈 롤린스 사장에게 넘기고 회장직만 맡기로 했다고 4일 발표했다.
통상 기업의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경영진을 선임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CEO는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국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CEO가 회장직을 겸임하면서 기업 운영의 전권을 장악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같은 지배구조가 폐쇄적이고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더구나 권한 집중이 각종 비리, 실적부진으로 연결되면서 회장과 CEO를 분리하는 회사가 늘고 있는 것.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 오라클과 같은 기업들은 일찍이 회장직과 CEO를 분리해 지배구조의 투명화를 꾀했다. 지난해에는 뉴욕증권거래소가 리차드 그라소 회장의 고액연봉 스캔들 등으로 인한 신뢰회복 노력의 일환으로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 델의 경우 투자자들이 다른 회사의 사례를 들어 회장과 CEO의 분리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한 권력분립이 최고의 가치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코카콜라도 올해 말 더글라스 대프트 회장의 퇴임을 앞두고 회장과 CEO의 역할 분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이러한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김병기기자 b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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