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부품을 싱가포르의 제조사에서 한국의 고객사로 인도하는 과정에서 항공운송장을 제때 받지 못해 당장 부품이 필요한 한국 기업이 발을 구르는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씨가 일한 네덜란드와 싱가포르의 시차는 7시간으로 제때 통화를 하기 어려웠고 그나마 연결이 된 싱가포르의 담당자는 "상사에게 연락하라"는 말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당황할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이씨는 기지를 발휘했다. 글로벌 운송업체 DHL을 활용해 싱가포르 업체의 책임자와 연락을 하고 간신히 한국 고객사에 부품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그는 "사장님께서 출장 중인 상황에서 책임감을 느끼며 온 힘을 쏟았던 사건 이후로 웬만한 일에는 긴장하지 않을 수 있는 자신감과 여유를 배웠다"고 말했다.
세계 각지에서 무역 실무를 생생하게 경험한 청년 인턴들의 수기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제12기 글로벌 무역 인턴십을 수료한 청년들의 체험기를 담은 '도전하는 청춘, 글로벌 드림'이라는 수기집을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글로벌무역인턴십에 선발된 청년들은 한국에서 한 달간 무역 실무교육을 받은 뒤 세계 여러 업체에서 6개월간 해외 인턴십을 거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수료생들은 지난해 9월부터 세계 19개국 51개 업체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다.
이번에 발간된 수기집에는 무역업무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청년들의 좌충우돌 체험담이 생생한 현장감과 함께 담겨 있다. LG전자 라트비아법인에서 일한 강다하미씨는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교환학생 경험까지도 있지만 실무에서 언어 한계가 드러나 고생한 이야기를 실었다. 김학준 무역아카데미사무총장은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꿈꾸는 청년이 이 책을 통해 생생한 해외 무역 현장을 간접적으로나마 미리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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