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의미 깊은 해다. 한국은 지난 1945년 정부 수립 이후 분단과 전쟁, 가난과 정치적 질곡 등 수많은 위기와 아픔을 넘어 민주화를 이루고 세계 15위(GDP 기준)권의 경제규모를 달성한 대국으로 성장했다. 올해 한국은 선진강국의 상징인 30-50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달러, 인구 5,000만명 시대를 맞는 것은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가 된다. 주요7개국(G7) 가운데 캐나다를 제외한 6개국이 30-50클럽에 가입돼 있다는 데서도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괄목상대할 만한 성과에 비해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너무나 험하고 멀다. 저출산·고령화·저성장의 3각 파도가 거세게 밀려오고 있고 특단의 노력이 없다면 잠재성장률 2% 추락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생산인구 감소와 저성장·저물가 기조 장기화로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계 7대 선진강국으로 진입하는 문턱에서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전 세계적인 변화에 대응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하부구조(시스템)를 갖춰야 한다"며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하고 정부는 기업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마음껏 뛰놀며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이 12일부터 일주일 동안 대학 교수, 싱크탱크 연구원, 금융권을 포함한 민간기업 임원, 공직자 등 오피니언리더 111명을 대상으로 '한국형 성장 모델'을 찾기 위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박근혜 대통령이 남은 임기 안에 가장 매진해야 할 과제로 성장잠재력 회복(45.0%)과 구조개혁(27.9%)이 꼽혔다.
40-50클럽으로 가는 길은 가시밭길이다. 저출산·고령화라는 피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 속에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까지 완수해야 한다. 특히 구조개혁은 국민적 합의와 고통분담 없이는 이뤄낼 수 없는 풀기 어려운 과제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4만달러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인적 효율성을 높여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비하고 기술발전을 통해 산업의 핵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노동 유연성을 높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를 완화하는 노동구조 개혁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은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이 30-50을 넘어 40-50클럽으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비전을 수립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연중 기획인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 시리즈를 시작한다. 어제의 성공 방정식과 오늘의 성장한계를 뛰어넘어야 희망찬 내일의 대한민국이 열릴 것이라는 진단에서다. 잃어버린 20년을 보낸 일본의 사례는 이대로 있다가는 성장판이 닫힌 채 중진국에 머물러 선진국으로 도약할 기회를 영영 잃어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대한민국은 압축성장과 민주화를 한세대 만에 동시에 이뤄낸 저력을 갖고 있다. 1998년, 2008년 두 번의 금융위기도 가장 빠르게 극복한 나라다. 이제는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강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야 한다. 30-50을 넘어 40-50클럽 가입을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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