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가 진행한 2호선 전동차 200량 구매입찰과 관련해 현대로템은 로윈이 서울시에 제출한 과거 전동차 납품 실적이 허위라고 주장하며 낙찰자인 로윈과 발주처인 서울메트로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로템이 문제삼고 있는 점은 로윈이 2010년 5월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7호선을 발주할 때 5개 부품으로 분리 발주했기 때문에 완성차를 납품한 실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로템 측은 "로윈 컨소시엄이 제출한 실적은 5개 부품에 대한 개별계약의 공급실적 증명으로 파악되고 있어 결국 업체는 전동차 제작 실적이 전혀 없다는 의미"라며 "통상 해외에서는 전동차 구매 과정에서 발주처가 차량의 품질확보를 목적으로 실제 납품 차량이 제작될 공장을 실사하는 등 사전 입찰 심사과정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는데 이번 입찰에는 이 부분이 삭제됐고, 현재 로윈의 경북 김천 공장은 가동을 안 한지 오래된 상태라 생산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로윈 측은 로템의 주장이 억지논리라며 맞서고 있다. 당시 로윈의 물품납품 실적 증명서에 따르면 차체장치와 대차장치, 제동장치, 인버터장치, 컴퓨터장치 5개 부품을 납품했고 이를 조립해 서울도시철도공사에 공급했다. 김재철 로윈 대표는 "2010년 5월 지하철 7호선 발주 당시 5개 부품으로 계약이 분리된 것은 발주처인 서울도시철도가 현대로템의 독점을 막기 위한 것이었고 실제로 우리가 조립까지 해서 완성했다는 서울도시철도공사의 공문뿐 아니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차량성능검사증도 가지고 있다"며 "현재 7호선이 상업운전을 하고 사고가 난 적도 없었는데 완성 철도차량을 만들 수 없다는 로템 측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공방 속에 철도차량공업협회는 이번 로윈의 입찰을 반대하는 집회를 지난 27일 서울메트로 앞에서 열었다. 로윈이 차체와 대차 등 주요부품들을 중국업체들로부터 공급받아 부품업체들을 고사시킬 수 있는데다 서울메트로가 이번 입찰 참여 기준에서 공장실사 규정을 삭제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철도차량공업협회의 회장사는 2002년부터 계속 현대로템이었고, 현대로템의 사장은 당연직 회장인 단체다. 또 현대로템 계열 부품사들이 90% 이상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용현 서울메트로 차량계획팀장은 "서울메트로에서 전동차 조달 구매를 맡긴 조달청에서 이미 업체 현장 방문을 통해 업체들을 검증한데다 심사위원들이 현장을 방문하게 되면 신분이 노출돼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이번 공급처 선정 기준에는 애초에 현장 실사 점수가 없어 방문 실사를 삭제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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