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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명퇴와 용퇴
입력1998-12-24 00:00:00
수정
1998.12.24 00:00:00
(이종석 정경부기자)고위공무원 인사와 관련해 이규성(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이 24일 첫 운을 뗐다.
李장관은 이날 「명퇴와 용퇴」는 서로 다르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공무원 명퇴를 일반인의 그것과 똑같이 볼 수는 없습니다. 공직자의 경우 명퇴라기 보다는 용퇴의 의미가 강합니다』
일부 공무원들이 어렵게 용퇴의지를 밝히고 나선만큼 뒷자리를 봐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였다.
이같은 용퇴와 명퇴 차별론은 곧바로 낙하산인사 옹호론으로 이어졌다.
李장관은 『폭넓게 인재를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공직경력자들을 민간부문으로 내보내는 것일 뿐』이라며 『낙하산인사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특히 『은행장이 꼭 그 은행출신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공무원이 금융기관 감사로 나간다고 해서 이를 관치금융으로 몰아부쳐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유능한 공무원을 산하기관에 내보내는게 뭐 그리 문제되느냐는 주장인 셈이다.
하지만 李장관의 이날 발언은 국민경제와 실업문제를 책임지는 재경부장관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보다 신중했어야만 했다. 특히 일반실직자와 퇴직공직자의 「아픔」을 구별해야 한다는 논리는 매우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다.
李장관의 말대로 조직(재경부)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연말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물러나는 모든 고위공직자들의 뒷자리를 봐주어야 하겠다는 李장관의 논리는 실직의 고통에 지칠대로 지쳐버린 일반국민의 정서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것이었다.
정책입안자가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도그마에 빠져 있다면 진정 국민을 위한 정책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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