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臟器 복제길 열렸다
입력2004-02-12 00:00:00
수정
2004.02.12 00:00:00
한영일 기자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난자에 체세포를 이식해 `배아(胚芽) 줄기세포`를 만들어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데 성공, 장기(臟器) 복제의 길을 열었다. 그 동안 쥐나 토끼의 난자에 사람의 체세포를 주입하는 `이종간 핵이식`을 통해 줄기세포를 만들고 특정 세포로 분화시킨 사례가 있었지만 사람의 난자를 활용해 신경세포로 분화시킨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문신용교수와 미국의 시벨리 교수 등 한ㆍ미공동연구팀은 12일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된 미국 국가과학진흥회 연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성과를 보고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한국인 여성으로부터 채취한 난자에서 핵을 빼낸 뒤 난자를 제공한 본인의 체세포를 난자 속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고 또 이 배아줄기세포를 직접 치료용으로 이식할 수 있는 단계인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데까지도 성공했다.
◇줄기세포 생성과정= 성숙 난자에서 핵을 떼어낸 다음 복제하려는 대상 인물의 체세포를 넣는 작업으로 시작됐다. 이어 주입된 체세포의 핵이 난자에 유입되고 난자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전기충격과 화학물질인 칼슘 아이노포어를 적절히 이용, 발육시킨 후 연구팀이 개발한 배양액으로 배반포 단계까지 배양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법으로 얻어진 30개의 배반포를 장시간 배양한 결과 이 중 한 개의 복제배아줄기세포가 생성됐다. 또 이 줄기세포를 체외 배양하는 과정에서 신경세포로 분화하는 것도 확인했다.
이 복제배아줄기세포는 염색체 분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상 배아줄기세포의 특성을 지니고 있고 유전자가 체세포 공여자의 것과 일치함을 입증했다.
◇향후 전망= 과학자들은 이 배아줄기세포가 인체의 210여개 장기로 발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세포를 특정세포로 분화시키면 뇌질환에서 당뇨병, 심장병에 이르기까지 많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데 노력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연구는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줄 전망이다.
연구팀은 이번 복제배아줄기세포를 임상적 치료에 적용할 경우 파킨슨씨병, 뇌졸중 및 치매 등 뇌신경질환, 뇌척수손상, 관절염 등 운동장애, 당뇨병 등 담도췌장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세포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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