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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마켓] IBK펀드-금호그룹 '금호고속 매각' 싸고 충돌 왜 ?

'매각가 3,000억 괴리'에 진흙탕 싸움

IBK펀드 "5000억 받고 팔아야 투자자 수익률 보전"

금호그룹 "적정 매각가는 2000억"… 매각절차 방해

양측 물리적 충돌도… 14일 IBK측 최후통첩에 촉각


지난 1일 서울 강남 한복판인 서울 반포동 고속터미널 9층 금호고속 임원실. IBK투자증권-케이스톤 사모펀드(이하 IBK펀드) 측이 선임한 신임 금호고속 대표이사와 용역 30여명이 임원실을 차지했다. 이 소식을 들은 금호고속 직원들이 급작스레 임원실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양측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금호고속 직원 9명과 IBK펀드 측 용역 1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금호고속 매각을 둘러싼 IBK펀드와 금호그룹 간의 갈등이 시간이 흐를수록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매각 작업이 시작된 이래 금호그룹의 매각 방해와 그에 따른 대표이사 해임으로 촉발된 양측 간의 신경전은 어느덧 출근 저지, 사무실 점거, 몸싸움, 감금 등 물리적 충돌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나아가 5,000억원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의 우선매수권 협상자로 우리사주조합장이 지정되는 황당무계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갈등의 골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는 근본 원인은 금호고속 매각가에 대한 양측의 시각차다. 펀드 청산 시점(오는 6월)에 투자자(LP)들에게 일정 수익을 돌려줘야 하는 IBK펀드 측은 금호고속의 매각 가격을 높여야 한다. 반면 모태 기업인 금호고속을 인수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나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금호그룹은 매각 가격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 이 지점에서 양측은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

앞서 IBK펀드는 지난 2012년 8월 새마을금고·한국증권금융·교직원공제회·정책금융공사(현 KDB산업은행)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금융권으로부터 9,5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해 금호고속 지분 100%(3,310억원), 대우건설 지분 12.28%(4,155억원),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38.74%(2,000억원)를 패키지로 매입했다. IBK펀드는 지난 2013년 4월 신세계에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보유 지분 전량을 2,200억원에 매각해 수익을 냈지만 주당 8,140원에 매입한 대우건설은 현재 주가가 7,000원선 아래로 추락해 적정 수익을 회수하기 쉽지 않다. 결국 IBK펀드 입장에서는 금호고속을 5,000억원 이상 제값 받고 팔아야 대우건설 가치 하락에 따른 예상 손실도 일정 부분 메우고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연 7%대의 수익률을 보전해 줄 수 있다. 반면 금호그룹이 산정한 금호고속의 적정 매각 가격은 2,000억원이다.

이 3,000억원의 괴리와 더불어 금호그룹의 매각 방해 작전 역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금호고속 사무직 직원들로 구성된 구사회는 지난해 9월 금호고속 예비입찰에 참여한 다수의 국내외 사모펀드들에게 "쓸데없는 인수 시도를 당장 철회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협박성 서신을 보냈다. 아울러 금호고속 측은 실사를 진행하는 인수 의향자들이 요청하는 자료를 보내주지 않는 등 매각 절차를 방해했다. 이에 IBK펀드 측은 지난해 1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김성산 금호고속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펀드 운용 인력인 김대진·박봉섭씨를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금호그룹의 '금호고속 가격 후려치기' 노력이 배임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호산업은 지난 2013년 11월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에 IBK펀드 투자지분 30%(1,500억원)을 넘겼다. 즉 금호터미널 역시 IBK펀드의 유한책임투자자(LP)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바라는 대로 금호고속을 2,000억~3,000억원의 저가에 매입한다면 IBK펀드의 후순위 출자자인 금호터미널이 회계상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며 "나아가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금호터미널의 투자 손실이 아시아나항공의 기

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시장에서는 IBK펀드 측이 조만간 금호그룹 쪽에 제시할 최후의 통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BK펀드는 오는 14일 금호그룹 측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가격과 조건이 달린 최종 매각제안서를 발송할 계획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금호그룹은 다음 달 2일까지 IBK측이 제안한 가격과 조건을 토대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제안을 거부하면 우선매수청구권은 소멸되며, 그 이후에는 IBK펀드는 공개매각 혹은 수의 계약(프라이빗 딜) 방식으로 매각을 재추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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