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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현대증권 '끈질긴 악연'

현대 후계갈등 뒷얘기「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이번 현대그룹 형제간 갈등은 그런대로 봉합됐으나 이를 둘러싼 뒷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현대증권에서는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의 극적인 부활이 단연 화젯거리.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기습에 자칫 낙동강 오리알로 전락할 뻔했다가 일약 정몽헌(鄭夢憲) 회장의 명실상부한 오른팔로 급부상하는 각본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이 그 이유다. 李회장은 지난 14일 전격적으로 증권 회장에서 물러나게 된 후 가능한 몽헌 회장에게 누를 끼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증권 출근을 강행하는 등 강인한 생명력으로 몽구 회장의 서슬퍼런 칼날을 버텨냈다. 현대증권 직원들은『이번 일로 李회장의 주가가 더욱 급등했을 것』이라면서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몽구 회장과 현대증권의 악연도 빠지지 않는 얘깃거리. 몽구 회장은 IMF 경제위기 당시 현대자동차가 가지고 있던 현대증권 지분 22%를 매각한 바 있다. IMF 당시 증권업계 전체가 초불황에 허덕이고 있었던데다 생존 가능성마저 극도로 혼미한 상태에서 몽구 회장이 야박하게 증권 지분을 처분한 것이 이번 「현대증권 획득 작전」실패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 실제로 지난 2주간 현대증권 임직원은 몽구 회장의 상륙에 심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어려울 때는 야박하게 굴더니 이제는 지분도 없으면서 무슨 주인행세를 하려고 하느냐는 반응이었다. ○…몽구, 몽헌 회장 참모진의 능력이 이번 인사 파동의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몽헌 회장의 작전참모였던 김윤규 현대건설· 현대아산 사장, 김재수 현대 그룹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이 왕회장 비서출신으로 수십년간 현장에서 추진력을 다져온 인사들이다. 반면 몽구 회장의 좌장역할을 했던 이계안 현대·기아자동차 사장, 정순원 기획조정실장들은 전략에 강할지는 모르지만 몽헌 회장 참모진에 비해 실전경험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최인철기자MICHEL@SED.CO.KR 입력시간 2000/03/2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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