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은 리비아 진출에 앞서 정국 및 치안 상황을 좀더 관망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길범(사진) KOTRA 트리폴리 무역관장은 2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리비아 임시정부 내각 재구성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나 국민적 신뢰 확보를 위한 리더십 검증 과정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조기 입국추진 등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장은 "임시정부 내각구성 및 전후 복구사업 계획 수립 등은 연말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후 복구 사업은 우선 시행 대상 지역 및 우선순위 사업 등의 선정을 통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카다피 사후의 정국 방향을 결정 짓는 변수로 과도국가위원회(NTC) 조직에 대한 국민의 지지 여부를 꼽았다. 이 관장은 "NTC는 현재까지 리비아 내부적으로 미스라타ㆍ진탄 등 지역에서 리비아 내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압둘 잘릴 위원장은 서트 함락 후 임시정부의 내각을 임명하겠다고 했는데 이때 지역별 반군, 부족, 극우와 온건 이슬람파 간의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각 지역별 반군의 통합 및 조직 구성도 향후 정국안정의 또 다른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관장은 "진탄ㆍ미스라타ㆍ벵가지 등 트리폴리 내 각 지역반군 세력의 통합 및 조직 구성은 당장 처리해야 할 현안이 될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반군 간 세력다툼을 위한 또 다른 내전이 발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산재, 은둔해 있는 친카다피 세력의 게릴라전 및 산발적 폭탄테러 행위 가능성도 앞으로의 정국 안정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향후 잠재 위협세력인 친카다피군의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카다피 차남 사이프가 현재까지도 전투를 벌이고 있다"며 "반군은 당분간 친카다피 세력의 색출작업에 상당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데 이 과정에서 산발적인 교전 등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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