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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인수] 삼성전자의 최후통첩?
입력2008-09-17 17:22:38
수정
2008.09.17 17:22:38
샌디스크 인수 제안 거절하자 '58억弗 협상안' 공개<br>"시장여건 감안땐 값어치 더 쳐준 셈" 압박
삼성전자가 미국 메모리카드업체인 샌디스크를 인수하기 위해 총 58억5,000만달러(한화 약 6조5,000억원ㆍ주당 26달러)를 베팅했다.
이를 위해 보유현금 외에 외부 차입금을 충당하겠다는 뜻도 밝혀 지난 10년 동안 유지해온 무차입경영까지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샌디스크는 삼성의 이 같은 제안이 회사의 본질 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일단’ 거절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17일 “이윤우 부회장 명의로 샌디스크 이사진에 ‘샌디스크 주식 전량(2억2,500만주)을 주당 26달러씩에 인수할 의향이 있다’는 인수제안서를 보냈다”고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협상안 공개는 인수합병(M&A) 관례상 이례적인 일로 샌디스크가 삼성 측의 제안을 거절하자 협상안을 외부에 노출함으로써 인수를 위한 최후의 마지노선을 샌디스크의 이사회와 주주들에게 공개해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엘리 하라리 샌디스크 최고경영자(CEO)와 어윈 페더먼 샌디스크 부회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 4개월간의 논의 이후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 대해 깊이 실망했다”며 “삼성전자는 여전히 주당 26달러에 샌디스크의 주식 일체를 인수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또 “그동안 샌디스크가 52주 신고가나 본질 가치를 논하며 삼성전자의 제안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밝히고 있는데 유감스럽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샌디스크의 모든 지분을 주당 26달러에 인수할 준비가 돼 있다. 현금으로 인수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삼성 측이 제안한 주당 26달러는 지난 4일 종가보다 93%의 프리미엄을 부여한 것이며 15일 종가에 비해서는 80%, 지난 30일 주가 평균과 9월4일의 기업 가치에 비해서는 각각 66%, 164%의 프리미엄을 부여한 가격이다. 샌디스크는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가격이라며 버티고 있지만 시장의 여러 여건을 감안하면 오히려 값어치를 훨씬 더 쳐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이 이처럼 인수 의향서를 공개한 것은 샌디스크 측을 최대한 압박하기 위함이다. 이 부회장은 편지에서 샌디스크의 실적 악화와 앞으로 낸드플래시시장의 불투명성을 설명, 이번 협상의 키는 삼성이 쥐고 있음을 강조했다.
송명섭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례적으로 가격을 공개한 것은 이 가격 이상은 줄 수 없다는 일종의 최후통첩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샌디스크는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올 상반기에만 6,8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샌디스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일본 도시바 또한 “삼성전자와 샌디스크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지만 샌디스크 인수전에 뛰어들 의사는 없다”고 언급, 막판 기싸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삼성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관측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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