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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와 中企 유통센터
입력2003-12-10 00:00:00
수정
2003.12.10 00:00:00
설립 이후 4년 동안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중소기업유통센터에 또다시 퇴직 공무원 S씨가 낙하산 사장으로 내려왔다. 능력위주 인사를 하겠다는 노무현 정부의 공언과 달리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공기업에 낙하산이 웬말이냐는 비판의 소리가 거세다.
더구나 S씨는 유통과는 별 상관이 없는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과 파워콤 사장을 거친 인물이다. 유수의 유통회사들이 문을 닫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적자투성이` 중소기업유통센터를 살려내기 위해 업계 최고의 전문경영인이 와도 모자랄 판인데 비전문가 퇴직 공무원이라니 해도 너무 한다는 것이다.
95년 출범한 주식회사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적자가 누적되다 못해 대표적인 중소기업정책의 실패작이자 국민의 세금을 빨아먹는 `돈먹는 하마`로 전락한지 오래다. 당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C 이사장은 중소기업의 판로난을 극복한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서울 목동에 `행복한 세상`이라는 백화점 건물을 지었다. 자본금은 모두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100% 출자했다.
중소기업을 돕겠다는 당초 기대와 달리 행복한세상은 99년 문을 열자마자 바로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이러기를 벌써 4년째. 이제 누적 적자액이 500억원을 넘고 있다. 자본금이 잠식된 지도 오래다. `밑빠진 독`인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어떻게든 회생노력을 해보기는 커녕 퇴직 공무원을 사장으로 모시는데 또다시 엄한 돈을 써야 할 형편이다.
특히 문제는 S씨를 사장으로 임명한 사람은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김홍경 이사장이란 점이다. 김 이사장은 S씨와 산업자원부에서 한솥밥을 먹은 같은 퇴직공무원 출신이다. 최대주주가 회사를 살리는 대신 자기식구 먹여 살리기 바쁜 꼴이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이번 낙하산 인사와 경영손실 외에도 내부적으로 방만한 경영과 횡령 사건으로 바람잘날 없었다. 특히 매출액을 부풀리기 위해 직원들이 나서서 카드깡을 했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어 그 난맥상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S씨가 이런 중소기업유통센터를 살려내고 중소기업 지원을 제대로 할지 국민들은 반드시 지켜봐야 한다. 아깝게 낸 내 세금이 퇴직 공무원 자리 만들어주는데 쓰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규진 기자 (성장기업부)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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