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최근 만난 한 10대 기업 경영기획 임원은 내년 경영계획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환율, 원자재 가격,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 때문에 아직도 내년 경영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로서는 명확한 경영계획을 세우기보다 다양한 변수를 염두에 둔 로드맵 경영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산업계의 이 같은 분위기는 이번 서울경제신문의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아직까지도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사업계획 수립과 관련해 전체 기업 중 94.1%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답했고 4.7%는 ‘아직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하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내년 사업계획 수립을 완료한 기업은 고작 1.2%에 불과했다. 국내 기업들이 이처럼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난항을 겪는 이유는 급변하는 국내외 시장상황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50%가 사업계획 미수립 이유로 ‘글로벌 경기상황을 더 지켜보기 위해서’라고 밝혔고 25%는 ‘국내 시장상황을 더 지켜보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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