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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중국 이러닝(e-learning) 시장에 진출하기로 마음을 먹은 이후 조영탁(사진) 휴넷 대표는 서른번 이상 중국 출장길에 올랐고 최소 6~7개월을 현지에서 보냈다. 한달 중 최소 일주일은 중국 출장을 가겠다고 마음 먹은 이후로 어긴 적이 없다.
3년간 끊임 없이 중국 역사와 문화를 익히고 중국어도 배웠다. 중국 관련 기사라면 빼놓지 않고 챙겼다. 이제 좀 안다는 생각이 들면 또 다시 예측불허의 모습을 보이는 곳이 또 중국이었다. 조 대표에겐 공부가 몸에 벤 습관이지만 책으로만 배울 수 없는 나라가 또 중국이라는 나라였다.
3년간 중국 시장에서 네트워크를 만들고 사업의 실마리를 한가닥씩 풀어가다 보니 어느덧 결실이 맺어졌다. 지난달부터 중국의 8대 뉴스포털로 꼽히는 경제망과 파트너십을 맺고 다음달부터 '주니어 성공스쿨'과 '행복한 부모코칭' 등 교육 콘텐츠 공급에 나선다. 휴넷 성장의 중심축이었던 온라인 MBA도 중국 현지실정에 맞게 다시 제작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의 노하우가 차곡차곡 쌓인 조 대표는 10여년간 만들어온 행복경영 전도사라는 타이틀에 '중국 진출 전도사'라는 타이틀을 덧붙이고 있다. "한국의 경영자라면 반드시 나가야 할 시장이 중국인데 국내 CEO들이 중국 시장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것. 그가 최근 중국 진출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선 이유다.
"중국에서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지는 아직 더 공부하고 경험해봐야겠지만 어떻게 하면 실패하는지는 알겠더군요.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대표이사가 중국 시장을 잘 알아야 합니다. 중국에서 뼈를 묻을만한 직원을 책임자로 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가랑비에 옷 젖듯 사업을 서서히 키워가야 합니다. 이 원칙과 반대로 하면 실패의 지름길이죠."
조 대표는 "중국 진출을 준비하다 보니 CEO가 한번 중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수십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고 안 되면 바로 철수하는 한국 기업들을 많이 봤다"며 "락앤락, 이랜드, 오리온 등이 어떻게 중국 시장에 서서히 스며들며 명품 기업으로 거듭났는지 학습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대표는 또 "중국 시장을 생산기지가 아닌 내수시장으로 접근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롯데마트 중국 점포수가 국내 점포수를 넘어선 것처럼 앞으로 한국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중국에서 10배 이상 매출을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넷 역시 중국 이러닝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MBA 사업에서는 단기적으로 200억~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휴넷의 연간 매출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조 대표는 "중국에서 한해 동안 700만~800만명의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하는데 취업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취업준비생들의 자기계발 욕구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며 "리커창 시대에 진입하면서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직원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나타나고 있는데 인성교육이나 자기계발 프로그램 등에 대한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어 휴넷에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신규 사업으로는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스마트 학습용 기기로 책을 보고 동영상 강의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패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조 대표는 "우선 각종 자격증 시험 서적을 전자책으로 만들고 동영상 강의를 보며 노트 필기도 할 수 있도록 기기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국내는 물론 한해 200만명의 대졸자들이 공무원 시험을 보는 중국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패스 사업이 본격화되면 어린이용 학습지 시장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는 특히 그에게 남다른 시기다. 10월이 되면 조 대표의 아침 메일링 서비스인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행경)'가 10주년을 맞는다. 또 내년이면 그는 50대, 즉 지천명의 나이에 이르게 된다.
그는 "40대를 마무리하고 행경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는 의미에서 2,500회에 이르는 행경 칼럼을 분야별로 정리, 10권의 책을 내는 동시에 온라인 강좌도 준비할 계획"이라며 "또 앞으로 내 삶의 주제를 '소셜멘토링'으로 잡고 다양한 멘토와 멘티들을 연결해주고 진로, 창업, 직장생활 등 분야별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멘토링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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