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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인기경쟁 치열
입력2004-02-03 00:00:00
수정
2004.02.03 00:00:00
이상훈 기자
방송사들의 수목드라마 경쟁이 치열하다. SBS `천국의 계단`이 시청률 수위권을 지키며 막바지를 향하는 가운데, MBC `천생연분`과 KBS2 `꽃보다 아름다워`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각 드라마 모두 같은 시간대 타 드라마와 확연히 구별되는 내용으로 안방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SBS `천국의…`은 지난주 전체시청률 2위(TNS미디어코리아 기준)까지 올랐지만 이와 무관하게 많은 비판을 받는 프로그램. 안암에 걸렸음에도 권상우를 보고 피하는 등의 비논리적 내용 전개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악역인 이휘향ㆍ김태희 모녀가 각각 정신병원과 교도소로 가는 등 지나친 극단으로 치닫고 있으며, 최지우가 권상우 등에 업혀 죽는다는 최종 결말 또한 `가을동화`를 연상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작위적 진행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열렬하다. 게시판에는 이미 68만여 건의 글이 올랐고, “정서를 죽이지 말아달라”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거세다.
MBC `천생연분`은 무엇보다도 젊은 시절 `컴퓨터 미인`으로 불렸던 황신혜의 농익은 연기가 돋보이는 드라마다. 연하인 남편에게 애교떠는 장면이나 임신한 배를 안고 어묵꼬치를 입에 물며 천연덕스럽게 방귀를 뀌어대는 모습은 그녀가 진짜 `황신혜`인지 의심마저 들게 한다. 다만 극 초반의 과도한 베드신이나 석구의 본가 식구들의 몰염치, 종혁(권오중)을 둘러싼 안나(조미령)와 재선(박시은)의 삼각관계 등은 재미로만 보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
KBS `꽃보다…`는 작가 노희경의 이름만으로도 주목을 끄는 극. 드라마는 그간 노 작가가 그려왔던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놓지 않는다. 바람난 아버지를 증오하면서도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수(한고은), 다른 살림 차린 남편과 헤어지지도 이혼도 못하는 영자(고두심) 등 `정상적인` 관계를 가진 이는 찾기 힘들다. 이처럼 비틀린 관계들이라 해도 현실성을 잃지 않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녀가 집필한 드라마가 늘 그랬듯, 시청률 경쟁에서 타 드라마에 밀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천국의…`와 `천생연분`이 각각 40%, 20%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꽃보다…`는 6~7%를 맴돌고 있는 건 아쉬운 부분.
<이상훈기자 fl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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