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SDI는 삼성종합화학 지분 13.1%를 처분하며 2,479억원을 받았고, 삼성전기는 9.0%를 1,711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삼성SDI의 3·4분기 보고서에 명시된 매각지분의 장부가는 3,419억원이고, 삼성전기의 경우 2,360억원이다.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장부가보다 싸게 매각한 것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성격 때문이다.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종합화학 지분은 20% 이하이기 때문에 공정가치평가를 통해 지분의 가격을 매기는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다. 매도가능증권의 가치는 상장사의 경우 보통 주가를 반영하고, 비상장사는 신용평가기관이나 채권평가기관 등 독립적인 외부 기관에 의뢰해 가치를 매긴다. 삼성종합화학의 경우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외부 기관에 문의해 공정가치 평가를 해야 한다. 평가 기관이 다르면 평가 대상 주식의 가치가 달라지기도 한다.
실제 3·4분기 말 기준 삼성SDI가 소유하고 있는 삼성종합화학의 주식수는 747만3,000주이고 장부가액은 3,419억원으로, 주당 가치로 환산하면 약 4만5,800원이 된다. 반면 삼성전기의 삼성종합화학 주식수는 609만9,064주이며, 장부가액은 2,360억원으로 주당 가치는 약 3만8,700원이다.
삼성SDI와 삼성전기의 삼성종합화학 지분 가치는 다소 차이가 나지만 두 회사 모두 장부가에 비해 낮은 가격에 지분을 팔았다. 따라서 외부기관이 평가한 삼성종합화학의 지분가치가 실제 가치보다 과대평가되어 있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삼성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필요 없는 자산을 급하게 매각해야 하고, 한화는 자금이 부족한 상태기 때문에 두 기업이 서로 윈윈하는 차원에서 실제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합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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