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서경포커스] 겉과 속다른 기관투자가

주식 순매수 결의후 "나만 살자" 매도열중'잇속 챙기기와 뒷북행정' 미국 테러 대참사 후 주식시장을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뒤늦은 탁상행정과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잇속 챙기기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민1주갖기운동'을 벌이자고 호소하는 마당에 증권 등 기관투자가들은 매도자제를 결의한 다음날 곧바로 '팔자'에 나서 투자자들에게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물론 증권시장은 수익률로 승부를 가른다. 기관투자가라고 해서 이에 대해 비난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테러 참사 후 미국의 기업들이나 기관투자가들이 '테러리스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주가를 빠지게 해서는 안된다'며 일치단결해 주가하락을 저지했던 것과는 너무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럴 요량이라면 아예 '주식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말이라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주식시장이 안정되려면 기관투자가가 힘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증권ㆍ투신 등은 시장안정을 위해 매수우위를 유지하겠다고 자발적으로 결의한 후 이틀 동안 주식을 내다팔았다. 대통령이 주식사모으기 운동을 강조하자 19일 오전 부랴부랴 증권업협회에 모여 '더이상 팔지 않겠다'고 또한번 다짐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날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도 계속 주식을 내다팔았다. 회의는 오전11시에 열렸지만 그 전까지도 '나만 살아야 한다'고 한 것이다. 기관들은 19일에도 코스닥시장에서 '미운 오리새끼'였다. 콜금리 인하와 대우차 매각협상 타결임박 등 호재에 힘입어 개인들은 열심히 주식을 매수했지만 기관은 매도에 열중했다. 기관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순매수했지만 코스닥시장에는 8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장안정이라는 대의를 위해 힘을 모아달라는 증협 회장의 말에 증권사 사장들은 "회장의 뜻을 알겠다""열심히 하겠다"고 말했지만 일선 창구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매수우위 결의를 단지 상징적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다. 기관만 탓할 건 아니다. 정부의 안일한 늑장대응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이 테러 참사 후 즉각 시장을 휴장하고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이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심야대책을 마련했지만 우리는 사건이 터진 지 1주일 다 돼서야 효과도 별로 없는 재탕삼탕의 대책만 나열하고 있다. 홍콩 증권거래소가 오는 10월4일부터 한국주식 5개 종목을 대상으로 개별종목 선물ㆍ옵션시장을 개설하기로 하자 뒤늦게 내년부터 국내에도 이 같은 선물ㆍ옵션시장을 만들기로 결정한 것은 뒷북행정의 전형이다. "언제 정부 대책이 제대로 되고 기관들의 약속이 지켜진 적 있는가. 시장에서 믿을 건 오로지 자기 자신과 정보뿐"이라는 한 시장참여자들의 말을 정부와 기관은 다시 한번 깊이 새겨봐야 한다. 정부의 대응이 늦고 기관마저 양심을 팔면 일반투자자들은 시장을 떠나게 된다. 이용택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