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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클럽 피팅] 샤프트의 맛(taste)
입력2004-06-01 20:01:09
수정
2004.06.01 20:01:09
두주불사의 주량이어야 애주가는 아니다. 어떤 이들은 양으로 승부하지만 어떤 이들은 질 즉 퀄리티로 승부하기도 한다. 최근 포도주 문화가 확산되면서 특히 맛 자체를 즐기려는 마니아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클럽 피팅 역시 반드시 고수들만의 특정 분야는 아니다. 클럽 피팅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행해지는 것이 리샤프팅(reshafting)이다. 완제품 클럽에 샤프트 전문 제조사의 특정 샤프트로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리샤프팅에 대해 핸디캡이 낮은 상급자 즉 볼을 잘 치는 사람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리샤프팅은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휘두르는 맛을 느끼기 위해서도 한다.
그라파이트 샤프트는 여러 가지 독특한 물성을 지닌 각기 다른 카본 프리프레그(Prepregㆍ 카본 원사를 붙여서 종이처럼 형성하여 놓은 일종의 시트지)를 혼합하고 말아서 만드는 블랜딩의 결정체이다. 그런 그라파이트 샤프트들은 제조사의 사전 의도에 의해서건, 주재료의 물성적 특징 때문이건, 또는 다른 복합적인 이유로 샤프트가 완성되고 나면 모델에 따라 제각기 다른 손 맛을 갖고 태어 난다. 그러므로 동일한 헤드에 여러 가지 샤프트로 리샤프팅을 하면 제각기 틀린 임팩트 감과 손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샤프트의 손 맛, 또는 감을 뭉뚱그려서 음(陰)과 양(陽)의 맛으로 표현한다. 어떠한 샤프트들은 리샤프팅을 하고 나면 대체적으로 헤드에 달라붙는 맛, 또는 스며드는 맛, 샤프트의 강도에 비하여 부드러운 맛, 그리고 온유한 맛을 지닌다. 이런 손 맛을 지닌 샤프트들을 陰의 샤프트로 분류한다. (미)UST社의 프로포스 시리즈, (일)후지꾸라社의 다수의 샤프트들, (일)그라파이트디자인社의 YS 시리즈, (미)알디라社의 NV 시리즈 등이 대표적인 陰性 샤프트이다.
陽의 기운을 지닌 샤프트들은 임팩트 감이 선명하며 맑고, 실제 플렉스에 비하여 강렬한 맛을 준다. 마치 마른 장작이 쪼개지는 느낌, 또 임팩트 시에 헤드로부터 볼이 강하게 튀어 나가는 느낌을 준다. 대표적인 샤프트의 예들은 (미)그라팔로이의 프로라이트와 블루, (미)해리슨社의 다수의 샤프트들, (미)MFS社의 샤프트들을 들 수 있다.
이런 손 맛을 알면 샤프트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줄 알게 되며, 피터(fitter)를 통하거나 직접 리샤프팅을 하여도 성공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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