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인을 위해 만들어진 노후실손보험이 정작 노인들을 외면해 비판받고 있습니다. 정하니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해 8월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계층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입 연령 상한을 75세로 늘린 노후실손의료보험을 일제히 출시토록 했습니다. 하지만 반년여가 지난 현재 70% 이상의 노인들이 노후실손의료보험 가입을 거부당하고 있습니다. 노후실손의료보험이 허울 뿐인 ‘빛좋은 개살구’ 신세가 된 것입니다.
이같은 사실은 정진후 정의당 국회의원과 시민단체 노년유니온 등이 공동으로 노후실손의료보험 가입상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확인됐습니다. 50~70세의 노인 106명이 직접 손해보험사 7개곳에 전화해 자신의 병력을 바탕으로 가입 여부를 물어봤는데, 이중 70.7%인 75명이 가입을 거부당했습니다.
가입이 가능했던 31명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없고 과거 입원병력이나 현재 약물복용력이 없었습니다. 노후실손보험이 ‘건강한 노인만을 위한 의료보험’으로 전락한 셈입니다.
문제는 대다수 노인이 이미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정부가 당초 목표한 노후실손보험의 노인계층 의료비 절감 효과는 거두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노후실손보험을 외면하는 이유는 손해율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보험계약 성사시 수수료가 낮아 설계사의 관심을 끌기에도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이종태 대표 / 좋은사람 좋은보험
“제 경우에는 작년 11월부터 5개월 동안 70세 이상 되시는 어르신들 총 20명을 계약진행 했었는데 특이한 경우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제 경우에는 20명 전부다 가입거절판단이 나왔습니다.”
정부가 고령층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보험사를 통해 출시한 노후실손의료보험이 정책성 보험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스탠딩]
노인들이 가입할 수 있는 의료비보장 상품은 노후실손의료보험이 거의 유일합니다. 하지만 손해보험사들이 건강한 노인만 가입을 받고 있어 대다수 노인들은 여전히 보험사각지대를 벗어 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하니입니다.
[영상촬영 김경진 /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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