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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發 훈풍… 은행·증권주 방긋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은행과 증권주가 모처럼 방긋 웃었다.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에 민감한 은행ㆍ증권주들이 무디스발(發) 훈풍에 힘입어 당분간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바젤 Ⅲ 도입’과 같은 규제 리스크와 실적 부진 우려는 경계해야 할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금융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4.09%(450원) 오른 1만1,450원에 장을 마쳤다. KB금융도 3.67% 올랐고 신한금융지주(2.63%), 하나금융지주(1.45%), 외환은행(2.59%), 기업은행(1.22%)등 주요 은행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이날 은행이 포함된 금융업종지수는 1.90%나 올랐다.

증권주들도 상승 랠리에 동참했다. 대우증권이 2.21%(250원) 오른 1만1,550원에 마감한 것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1.77%), 현대증권(1.37%), 미래에셋증권(3.05%),삼성증권(0.30%)이 올랐다. 증권 업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7% 상승했다.

이처럼 은행ㆍ증권주들이 강세를 보인 것은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디스는 이날 한국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올리고 신용등급전망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한국 재정의 펀더멘털이 튼튼할 뿐만 아니라 거시 정책 등을 통해 위험관리 능력을 향상시켜 금융 부분의 취약성이 감소했다”며 등급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심규선 한화증권 연구원은“국가 신용등급이 상승하게 되면 해당 국가 은행이 해외에서 외화표시 채권 발행할 때 자금 조달 금리가 낮아져 외화 조달 비용 부담이 상당부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특히 국가 신용등급 상승은 해당 국가 은행 신용등급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은행주를 선호하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수급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도 “그 동안 증권주는 주식거래 대금 감소 여파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증시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며 “하지만 무디스의 신용등급 조정이 투자 심리를 끌어올려 국내 주식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주식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높은 증권사가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돼 증권주가 모처럼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행ㆍ증권주들에 대한 지나친 낙관적 심리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내년부터 은행지주사들에 대해 자본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바젤Ⅱ’와 ‘바젤Ⅲ’등 자본규제를 도입한다고 밝힌데다 증권주의 경우 주식시장에 대한 개인 투심이 여전히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62개 증권사의 올해 회계연도 1ㆍ4분기(4~6월) 당기 순이익은 2,16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72.7% 감소했다.

성병수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주는 최근 기준금리 인하, CD금리 담합 조사 등 계속된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여기에 정부로부터 대출금리 인하와 바젤 규제 도입 압박에도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효과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식거래 대금 및 금융상품 판매 감소로 당분간 증권주의 실적 모멘텀을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그나마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 위주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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