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장남이 현대중공업에 복귀했다.
현장 경영수업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3세 경영체제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3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정 의원의 장남 기선(사진ㆍ31)씨가 현대중공업 부장으로 복귀해 울산 본사 경영기획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근무하다가 휴직하고 미국 유학 길에 오른 기선씨는 이번에 재입사 형식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선씨는 1982년생으로 대일외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ROTC 43기로 군복무를 마쳤으며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이후 지금까지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해왔다. 그는 앞서 언론사 인턴기자, 외국계 은행 근무 등을 통해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던 기선씨가 그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뒤 자연스럽게 회사에 복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도 울산공장 현장에서 근무를 시작한 바 있다.
기선씨의 복귀로 그가 경영수업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현대중공업 경영에 참여하며 3세 경영의 막을 올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선씨의 사촌형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이미 최고경영자 반열에 올라있다.
정 의원은 2011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현대중공업 경영권 승계와 관련, "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렇게 하기를 원하는지 알아야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의원은 또 "기업에 도움이 되는지, 그런 능력이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된다"면서 "아이들이 능력이 있고 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경영권 승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장남인 기선씨 아래로는 여동생인 남이(28)ㆍ선이(25)씨와 남동생 예선(15)군이 있다. 정 의원의 장녀인 남이씨는 올 1월부터 아산나눔재단의 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남이씨는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미국 MIT에서 MBA 과정을 밟았고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 근무해왔다.
현대중공업은 2002년 정 의원이 회장 및 고문직에서 물러난 뒤 11년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