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SK와 SK텔레콤의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14일 개최되는 하이닉스 이사회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공동대표 선임 ▦사명 변경 ▦최 회장의 이사회 의장 추대 등의 안건이 상정된다.
특히 SK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선다. 우선 전략 부문에서는 송현종 SK텔레콤 미래경영실장이 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겨 최고전략책임자(CSO)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또 모토로라 재직 경력으로 반도체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진정훈 SKT아메리카 전 대표와 길인 SK차이나 HR 및 기업문화담당 전무, 이명영 SK네트웍스 글로벌 회계담당 상무도 하이닉스로 이미 옮겼거나 옮겨간다. 이에 따라 전략ㆍ기업문화ㆍ인사 등 오퍼레이션 부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인수과정에서 공동실사 단장을 맡았던 김준호 SK텔레콤 사장은 경영지원부분장을 맡는다. 박상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연구개발 총괄을 담당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라는 새 사명은 이날 이사회 결의와 23일 정기주총 의결을 거친 후 쓰일 것으로 보인다. SK의 한 관계자는 "현재 SK하이닉스로 잠정 결정됐기 때문에 이사회에서도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23일 정기주총에서 최종 결정되면 이후부터 새 사명이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SK의 인수합병(M&A) 역사를 살펴보면 통합 쪽에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것을 엿볼 수 있다"며 "원래 공채 문화도 아니고 피인수사에 점령군처럼 굴지도 않기 때문에 대부분 노사분규 등의 데모와 노이즈 없이 순조롭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13일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찬성 41.92%, 반대 15.89%로 하이닉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사업 특성상 대주주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주들이 최 회장이 사내이사를 맡는 것에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과 박성욱 부사장, 최 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등 4명의 사내이사와 5인의 사외이사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최 회장을 공동대표로 선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최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돼 주요 경영 현안 등을 논의하는 회의를 주재하는 등의 권한을 행사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SK와 하이닉스 양사 간 문화적 융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 직원들은 온갖 어려움에도 글로벌 2위를 유지해 프라이드가 대단하다"며 "생산직의 경우 남성적인 분위기에다 노조도 강성인 만큼 문화적 융합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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