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 호조와 내년 가계부채 대책을 앞둔 은행권의 절판 마케팅으로 7월에도 은행 가계대출이 7조3,000억원 늘었다. 가계부채 증가 추세가 계속되자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실적 경쟁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이 7월 말 현재 1,295조5,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8,000억원(0.4%)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다만 여기에 7월 중 주택저당증권(MBS) 유동화 금액 6조2,000억원이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증가폭은 12조원이다. 이 중 가계대출은 527조1,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늘었다. 이 역시 MBS 유동화를 포함해 보면 7조3,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최근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는 4월 8조5,000억원, 5월 7조4,000억원, 6월 8조2,000억원으로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은 지난달 25일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9개 시중은행 부행장을 불러 주택대출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은행들이 수익 다변화 등 개혁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과도하게 주택대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금감원은 은행들이 손쉬운 주택대출에만 주력해 가계대출을 늘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가계부채 위험을 키우는 장본인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특히 가계부채 대책의 내년 시행을 앞두고 일부 시중은행이 절판 마케팅을 벌이는 것을 모럴해저드로 규정하고 자제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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