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의 해외 사채 발행에 대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외국계 펀드들이 코스닥기업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잇달아 인수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는 CBㆍBW 투자를 하지 않던 메릴린치인터내셔널도 코스닥기업의 CB 인수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아제약이 에리트로포이에틴(EPO, 피를 만드는 호르몬) 생산을 위한 형질전환 복제돼지 연구 비용을 마련을 위해 발행한 해외 전환사채(CB)의 인수에 메릴린치 등 해외 유수의 기관투자자가들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발행된 해외CB는 2,000만달러 규모로 표면금리는 0%, 만기보장수익률 4.5%, 조기상환옵션(PUT) 1년의 조건이다. 업계관계자는 “메릴린치가 국내 코스닥 기업이 발행한 해외CB를 인수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조아제약의 EPO연구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아제약은 이날 3.2% 오른 9,030원에 장을 마감,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또 메릴린치 외에도 CBㆍBW 투자로 단기차익을 올려왔던 DKR오아시스매니지먼트와 피터벡앤파트너스 등도 이달 들어 추가로 CBㆍBW 인수에 나서고 있다. DKR은 지난 6일 아이씨엠과 디지탈멀티텍이 각각 발행한 1,000만달러와 300만달러어치의 해외CB를 인수해 13.71%(81만2,637주), 6.79%(173만6,204주)의 지분을 신규로 보유하게됐다고 공시했다. 이들 CB의 전환가격은 아이씨엠 1만1,822원, 디지탈멀티텍 1,660원이다. 이날 두기업은 각각 3.28%, 7.18% 오른 1만4,150원, 1,865원에 거래를 마쳤다 피터백앤파트너스도 최근 유젠텍의 행사가 700원인 BW를 인수해 293만8,714주(6.74%)를 보유하게 됐다. 이처럼 외국계 펀드들의 해외 사채 인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코스닥 기업들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감독당국의 CBㆍBW 발행 규제에 앞서 해외 사채 발행을 대폭 늘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금감위는 이달 중순부터 국내 기업이 해외 사채를 발행할 때 CB나 BW가 1년 이내에 주식으로 전환돼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으면 유가증권신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발행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기업들이 규제 강화에 앞서 해외사채 발행을 대폭 늘리고 있다”며 “이들 물량은 주식으로 전환돼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당 기업 주식 매입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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