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과의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협력을 강화할 겁니다. 한국은 IoT 기본역량이 충분합니다. 미국에서 시작한 IoT 서비스 개발사업을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고, 한국에선 사업모델이 잘 짜여진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등 관련 기관과 글로벌 ICT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미국 백악관 IoT부문 혁신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석우(사진·45)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IST) IoT 담당 부국장은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한국과 미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2년 반 만에 한국을 찾은 이 부국장은 IoT와 한국의 미래에 대해 낙관했다. 그는 "IoT에 대한 비전을 갖고 옳은 방향으로 나가면 지금보다 나은 세상에 살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IoT분야에선) 모든 나라가 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는 만큼 한국도 방향만 잘 잡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이 인터넷 분야에서 미국을 앞선 것처럼 IoT 분야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부국장은 "한국의 강점은 추진력과 일사불란, 특히 정부가 IoT 정책을 세우고 밀어붙이는 것은 인상적"이라며 "그러나 다양성이 떨어지고 정부도 틀릴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정부는 방향성만 제시할 뿐 시장을 끌고 나가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정확한 미래 예측으로 방향성을 제시한 후 민간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다"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기반만 제공할 뿐, 기술이나 기업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3년 전 IoT와 CPS(사이버물리시스템·IoT를 통한 제어)로 방향을 잡고, 이석우 부국장 등 2명을 혁신위원인 펠로우로 영입했다. 기존에 구축된 오프라인 시스템과 새롭게 만들어진 온라인 시스템을 연결하는 작업은 물론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선 개발단계부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묶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부국장은 "기술만을 위한 개발을 하던 관행을 깨기 위해 '스마트아메리카 챌린지'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일자리 창출과 새 비즈니스 기회, 경제 활성화, 생명구조 등 4가지 목표를 제시했다"며 "2년 동안 100여개 기관이 24개 팀을 만들어 자율주행 차, 물 관리, 독거노인 모니터링 등 의미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스마트아메리카 챌린지 프로젝트'를 '글로벌 시티팀 챌린지'로 확대하고, 이달 초 미국 워싱턴DC에서 200개 조직, 50개 이상의 도시가 참여한 '글로벌시티엑스포'를 열었다"며 "버려진 공중전화 박스를 와이파이와 충전기, 소음과 대기오염 등 각종 데이터를 모으는 센서를 부착한 광고판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링크 뉴욕시티' 등 여러 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고 소개했다.
이 부국장은 기술이 아닌 사업모델, 단독이 아닌 국가간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9월쯤 시작될 내년도 글로벌 시티팀 챌린지 과제는 미국과 아시아, 유럽 도시가 손잡고 협력할 수 있는 국제협력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한국에선 NIA 등 미래창조과학부 관련 기관과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ICT 협력방안을 찾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시티팀 챌린지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위해선 '다른 도시로의 이전 가능, 규모의 경제, 지속가능' 등 3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 부국장은 한국 IoT의 가능성은 높게 평가했지만, IT 제조업에 대해선 쓴소리를 던졌다. 이 부국장은 "서비스가 발달할수록 하드웨어도 필요하다"며 "그러나 IT제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IT서비스 분야에 비해 한참 부진할 수밖에 없는 만큼 새로운 모델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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