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조정 폭이 커지면서 주식형펀드의 환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증시가 대세상승 추세 속에서 조정국면을 맞고 있지만 최근에는 적립식펀드 비중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어서 과거처럼 펀드 대량 환매가 증시 급락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은 되풀이되질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식형펀드 투자자들 환매 고민= 20일까지 나흘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7%와 12%가량 급락하자 은행이나 증권사, 자산운용사에는 펀드 환매 여부를 묻는 투자자들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 중 목돈을 한꺼번에 주식형펀드에 넣어 지난해 60%가량의 높은 수익을 냈던 거치식 투자자들의 환매 욕구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음 주 추가적인 증시조정이 이어질 경우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그동안 증시 상승세의 동력이자 조정의 버팀목이 흔들리며 시장 침체가 깊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00년처럼 펀드환매 악순환 재현되지 않을 것=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주식형펀드 환매 욕구가 커지고는 있지만 적립식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아 안정성이 커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주식형 펀드에서 적립식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57%에 달한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경기가 확장 국면이기 때문에 지난 2000년의 조정장에서처럼 거치식 펀드들의 환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특히 거치식펀드 투자자들 중 상당 수가 매달 투자금액을 조정해 자유롭게 불입하는 자유적립식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최근의 상황을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주식형 펀드 가운데 거치식이 대부분이던 때에는 투자자들은 지수가 고점에서 10~20% 정도 하락하면 환매에 나섰지만 지금은 적립식 위주의 자금이어서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차제에 펀드 투자전략 재검검해야= 전문가들은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적립식펀드 투자시 코스트애버리징(증시조정시 주식 추가매입으로 평균매입단가를 낮춤) 효과가 있는 만큼 바로 환매에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거치식펀드 위주로 투자하고 있거나 주식형펀드 비중이 과도하다면 일부는 환매해 혼합형이나 채권형, 해외펀드, 공모주펀드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너도 나도 환매하면 증시 침체를 가중시키는 악순환에 빠진다”며 “적립식투자자의 경우 좀더 여유있게 생각하고, 거치식 투자자는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경우 일부 환매해 좀더 안정적인 펀드로 분산하라”고 말했다. 서정호 대한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1팀장은 “주식형펀드가 올해 수익률이 지난해보다는 크게 떨어져도 10%~15%는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조정국면에서 좀더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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