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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극복의 현장:9/해외사 인수 가산전자(경제를 살리자)
입력1997-07-26 00:00:00
수정
1997.07.26 00:00:00
김기성 기자
◎창업 7년만에 세계10대 멀티기기사 인수/“우물안 개구리 싫다” 유럽·중에 지사·공장 계획도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내 재즈멀티미디어사 회장실. 오봉환 가산전자 사장은 조셉 리 재즈멀티미디어 회장과 두달간의 길고 긴 협상을 마무리하고 굳게 손을 잡았다. 재즈멀티미디어는 세계 10대 PC용 멀티미디어 주변기기 전문회사. 그 재즈의 지분 절반을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이 인수한 것이다.
『불황에 미리 대비하는 게 불황극복의 최선책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오사장은 한 번 잡은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는 기회경영으로 가산의 오늘을 만들었다.
가산은 지난해 4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90년 창업 첫 해 매출액은 겨우 4억원정도 였으니 6년만에 1백배정도 외형을 확대한 셈이다. 가산은 지금 멀티미디어 주변기기부문에서는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대형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들보다 6개월 정도 앞서 개발한 PC용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보드와 컴퓨터그래픽을 지원하는 VGA카드는 가산이 내세우는 핵심 제품이다.
가산은 이를 발판으로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주변에서는 모험이라고 했지만 오사장은 자신있었다.
오사장은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면 국내시장에서도 오래 버틸 수 없는 무한 경쟁시대가 됐다』고 말하고 『해외진출에 눈을 돌리게 된 것도 바로 이런 배경에서 였다』고 설명한다.
가산은 일단 DVD보드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적어도 6개월 동안은 경쟁업체가 거의 없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브랜드 인지도와 국제마케팅, 유통망 등 취약부문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했다.
오사장은 『별도의 회사를 세우는 것도 고려했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기업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힌다.
재즈사는 가산의 이런 계획을 실현하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됐다. 우선 인수금액이 50억원대로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40여명의 직원으로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알찬 기업이었다. 미국·캐나다·일본 등 40여개국에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챙(Tseng) 연구소·S3·돌비 등 세계 멀티미디어업계를 선도하는 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 가산이 세계시장을 공략하는데 꼭 필요한 회사였다.
가산은 재즈사 인수를 계기로 올해 매출액을 1천억원으로 크게 늘려 잡았다. 재즈의 세계적인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는데다 현지 구매와 생산을 통해 비용을 2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는 98년에는 수출이 내수를 넘어서고 2000년에는 4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가산의 도전은 결코 여기서 머무르지 않는다. 가산은 올해 유럽과 중국 등지에 지사와 연구법인, 현지공장을 건설하는 세계화전략도 적극 전개한다.
가산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업체들이 나가야 할 하나의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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