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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포커스] 중국기업 자금젖줄은 '동네 곗돈'

중국 경제의 4분의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기업의 자금줄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아니다. 민간기업들이 전체 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0%에 불과하다.그렇다면 민간기업들을 키우고 있는 돈은 어디에서 흘러나올까. 정답은 중국의 전통적인 금전거래 방식인 「후이(HUI)」다. 일종의 한국식 계나 두레와 유사한 형태로 수백년 전부터 내려오던 것으로 평균 이자율이 20% 안팎 정도다. 후이의 자금원은 이웃, 형제, 친척, 친구 등 다양하다. 기업으로선 대출자가 워낙 안면이 있는 대상이라 경영에 이래저래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고 결국 이런 신중성이 성공의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개인 대 개인간의 비공식적인 돈거래이다 보니 세금 부과도 피할 수 있어 전주로서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로 후이는 화교 사회에서 빈번히 활용되고 있는 투자기법이다. 타이완에서도 벤처기업이나 신생 기업들은 은행이나 벤처 캐피털리스트들보다는 후이의 후원을 많이 받고 있다. 화교들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동남아, 특히 필리핀, 타이,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화교들이 후이의 힘을 빌리고 있다. 문제는 빌려준 돈이 혹시 떼이지 않을까 하는 점. 그러나 이런 우려도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남의 돈을 떼먹었다는 소문이 도는 순간부터 그 사람의 금전거래가 완전히 중단되는 한편 개인적인 인간관계도 매장당하기 때문이다. 경제전문 격주간지인 포천은 최근호에서 『중국내 3,000만개의 가정 기업과 45만개의 소형 민간기업들이 후이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후이가 중국 민간기업들에게 널리 이용되는 이유는 중국 금융시스템의 한계에서 쉽게 드러난다. 일단 지역 증권시장이나 기업 채권시장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해 민간기업들로선 도통 돈을 얻어쓸 방법이 없다. 결국 민간기업들로서 후이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한편 민간기업들의 후이 의존도가 너무 높아지자 위기감을 느낀 지방정부나 민간 증권사들은 최근 중소 민간기업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일부 지방정부들은 미국의 중소기업 지원국과 유사한 기관을 설립중이다. 이 기관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분 중 80%을 보증하는 등 대대적인 민간기업 육성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민간 증권사들도 이들 중소기업들이 대체로 단순한 소품종 생산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감독이 쉽다는 점에 주목, 지원의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일부에선 금융기관들로부터 6%의 이자로 대출을 받아 민간기업들에게 재대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내 저명한 금융전문가인 우 징리언은 『인민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민간기업 지원을 늘릴 전망』이라며 『멀지않아 전체 대출중 40%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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