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살림 환란때보다 악화 도시가구 60% 나빠지거나 비슷…"하반기 경기둔화 본격화" 실직 가장 85만 넘어 파산위기 고조도 이종배 기자 ljb@sed.co.kr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관련기사 중산층도 빈지갑 '가계發 소비한파' 우려 한국경제 먹구름 짙어진다 '어정쩡한' 재경부 경제전망 도시근로자 가구의 60%는 외환위기로 한창 어려웠던 지난 97년보다 가계수지가 악화됐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일터에서 쫓겨난 가장인 전직(前職) 실업자도 1ㆍ4분기 85만명을 돌파하는 등 파산 위기에 처한 가계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경기회복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내수마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기둔화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민간 연구기관들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28일 재정경제부 등 정부와 관련기관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10가구 중 4가구(1분위-소득 하위 20%, 2분위-소득 하위 20~40%)는 외환위기 때보다 가계수지가 더 나빠졌다. 중간층인 3분위(소득 상위 40~60%)는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4분위(상위 20~40%)는 약간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다. 결국 외환위기 때보다 눈에 띄게 소득이 향상된 가구는 5분위(상위 20%)에 그쳤다. 즉 10가구 중 4가구는 더욱 어려워졌고 4가구는 비슷한 수준에 그쳤으며 2가구의 소득만 늘어난 셈이다. 가계의 파산 위기는 전직 실업자 추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일터에서 쫓겨난 가장은 어느새 85만명을 넘어섰다. 실업급여 수혜자도 3년 새 50%가량 증가했다. 한순간에 근로소득(월급)자에서 비근로소득자로 추락한 이들은 생존을 위해 소비를 줄이는 것 외에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소득여건 악화, 실업 등은 집마저 잃게 했다. 이를 증명하듯 부동산 법원 경매물건 수가 2003년 월 평균 2만건에서 최근에는 4만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직장에 이어 집마저 잃어버리는 가계가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문제는 유가ㆍ원고 등 여러 악조건이 겹치면서 벼랑 끝에 몰린 가계의 회복이 힘든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민간 연구소들은 하반기 우리 경기회복을 주도할 가계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점을 들어 내수 회복세 둔화와 이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민간 연구소들은 그동안 경기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내수시장의 앞날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4%대 성장을 기대하는 정부와 달리 3%대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5/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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