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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일제히 잿빛… "일시 둔화" 무게속 "추세 하락" 분석도

[경기상승 흐름 바뀌나]<br>지난달 산업생산 증가율 11개월만에 가장 낮아<br>업황전망 BSI 2월이후 최저… 체감경기도 갈수록 나빠져<br>투자감소·환율하락 등 겹쳐 폭·방향 당분간 지켜봐야


'일시적으로 주춤한 것인가, 추세적인 하락의 전조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락했던 경기에 따른 반사적 기저효과 덕을 톡톡히 봤던 경기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광공업생산 증가율이 11개월 만에 한자릿수로 떨어졌고 선행지표와 동행지수 등 경기지표들도 일제히 잿빛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상반기를 정점으로 계속 좋지 않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표를 보면 일단 지난해 3ㆍ4분기부터 지속돼온 폭발적인 경기상승 국면은 마무리됐다고 판단해도 될 듯하다. 다만 경기확장 국면이 완전히 돌아섰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상승 흐름이 일시적으로 둔화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지만 추세적인 하락의 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의견도 많지는 않지만 존재한다. 어떤 형식으로든 가파른 기울기로 오름세를 타던 모습을 이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고 이 같은 둔화된 양상은 하반기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산업생산, 11개월 만에 최저치=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9% 증가했다.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전월 대비로는 -0.4%로 8월(-1.3%)에 이어 두 달째 마이너스다. 9월 경기지표는 대부분 부진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8% 늘었지만 8월(40.4%)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3분의1 이하로 떨어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공 부문 건설 급감 등의 여파로 건설기성(전년 동월비 -14.8%), 건설수주(-18.4%) 등도 좋지 않았다. 소비지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9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 늘었지만 전년 동월(9.3%)보다 둔화됐고 전월보다는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표들이 둔화하면서 체감경기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밝힌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11월 업황전망 BSI는 92로 전달보다 7포인트 떨어져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10월 108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일시적 부진(?) 추세하락(?)=9월 산업지표 하락은 일정 부분 예견돼 있었다. 9월 태풍 곤파스와 추석 수도권 폭우 등 이상기후가 건설ㆍ서비스업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올해는 추석연휴가 최장 9일에 이르렀기 때문에 생산에 악재로 작용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상기후와 추석명절ㆍ기저효과 등이 작용한 것"이라며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 산업생산도 다시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로 27일 기준 10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7% 늘어나면서 9월(16.5% 증가)의 부진에서 곧바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가 추세적으로 꺾였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당분간 지금의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힘을 얻고 있다. 전망BSI가 11월 7포인트나 하락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경기둔화 우려에 환율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팽배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뿐 아니라 협력업체ㆍ하도급업체 등으로 연쇄적 파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는 그만큼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도 부정적 요인이다. 설비투자가 감소한다는 것은 기업들이 향후 경기를 좋지 않게 본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설비투자 감소→생산 감소→재고 감소'로 이어져 전형적인 경기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권순우 삼상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경기 흐름이 하반기부터 탄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여기저기 나타나며 동행지수가 많이 빠진 것을 보면 전체적으로 경기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미국과 중국 등 세계경제의 흐름을 봐야 하는 만큼 둔화폭과 방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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