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변호사이자 시민 운동가로 활동중인 차병직(법무법인 한결·사진)변호사가 고대동서양을 연결하는 통로였던 비단길을 여행하고 쓴 에세이집을 펴냈다. 이 책은 같은 법무법인 소속후배 문건영 변호사와 함께 지난 2006년 2월 시안(西安)에서 시작해 둔황, 투루판을 지나 타클라마칸사막을 가로질러 호탄에 이르는 서역 남로를 밟으며 기록한 글의 모음이다. 여행기인 동시에 실크로드의 역사서이며 동서 문명 교류사이자 그 문명전파자들에 대한 기록이다. 차변호사가 책을 쓴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에는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에서 시작해 프랑스 파리를 거쳐 이탈리아, 캄보디아, 인도를 지나 네팔의 카트만두에서 마침표를 찍은 여행에세이‘시간이 멈춘 곳, 풍경의 끝에서’를 펴냈다. 두 편의 여행기를 쓴 그는 산문가인 동시에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시민운동가다. 차변호사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사형제도에도 반대의견을 뚜렷이 밝히고 있다. 그는 사형제도에 대해 “사형은 오판을 했을 때 그 결과를 되돌릴수없고 흉악 범죄를 예방한다는 객관적 근거도 없으며 인권차원에서도 사라져야 할 제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가슴 아픈 사형선고의 기억이 있다. 1980년대 후반 한 육군 사단의 군법회의(지금의 군사재판)에 참여해 한 사병에게 사형을 선고한것. 차변호사는‘정말 사형이 집행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몇 달간 고민했지만, 다행히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무언가로부터 풀려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법조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소신을 드러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