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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호(號)의 포스코가 14일 공식 출범했다. 권오준 회장은 방만하게 확대된 사업영역을 핵심사업인 철강을 중심으로 재편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파트는 과감히 정리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포스코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권오준 사장(기술부문장)을 제8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권 신임 회장은 2017년까지 자산규모(공기업 제외) 재계 6위의 포스코그룹을 이끌 예정이다. 권 회장은 주총에 앞서 기자들에게 "책임감 때문에 아주 무거운 중압감을 느낀다. 이제 회사를 잘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총과 이사회를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권 회장은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비핵심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해 경쟁력 있는 사업들 위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성을 올리겠다는 의지다.
그는 이에 대해 "전임 회장이 많은 사업을 검토했다. 수십개가 테이블에 올라와 있는데 면밀히 검토하겠다"면서 "핵심사업들만 추려 집중적으로 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신성장동력인 클린콜(SNG·석탄에서 합성천연가스를 채취하는 것) 등 청정에너지 사업은 역량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경우에 따라 인수합병(M&A)도 진행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클린콜 사업의 경우 광양에 공장을 짓고 있고 미래 청정 에너지 사업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중요한 사업"이라며 "어느 정도 터를 잡고 경쟁력을 갖추면 대한민국뿐 아니라 해외에도 진출하고 M&A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의 상장도 추진할 방침이다. 권 회장은 "상장되지 않은 계열사 중 그룹의 본 사업 영역과 관련이 적은 사업들은 상장을 하고 (보유) 지분을 처분하겠다"면서 "재무적 투자(FI)와 전략적 투자(SI)를 유치해서 전체적으로 부채비율이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권 회장은 곧바로 포항 제철소를 찾아 근무복 차림으로 취임식에 나섰다. 권 회장은 "글로벌 철강시장은 매우 심각한 공급과잉으로 포스코가 자랑하던 경쟁우위도 곧 사라질 위기"라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철강 경쟁력을 높이고 재무와 조직구조를 쇄신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철강사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취임식에서 'POSCO the Great(위대한 포스코)'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혁신 포스코 1.0'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 더 그레이트는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세계인으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포스코는 전했다. 권 회장은 이를 위해 △철강사업 본원 경쟁력 강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 △사업구조 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 △조직·제도·기업문화 등 경영인프라 쇄신 등 4대 혁신 과제를 제시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김진일 대표이사 사장(철강생산본부장), 이영훈 부사장(재무투자본부장), 윤동준 부사장(경영인프라본부장) 등의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통과됐다. 이들은 장인환 대표이사 부사장(철강사업본부장)과 함께 권 회장의 경영활동을 보좌한다.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 3명의 신규 사외이사도 선임 안건도 통과됐고 이사회에서는 이창희 서울대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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