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상조업 진출 제동

보험사들의 상조업 진출이 어렵게 됐다. 30일 금융 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보험사의 상조업 진출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관련 내용을 담은 시행령 개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 당국은 당초 보험업법의 시행령을 개정해 보험사가 상조업체 지분 15% 이상을 투자해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상조업체의 횡령 등이 빈번하자 이를 관련 상품도 팔고 있는 보험사가 장례서비스까지 할 수 있는 길을 터 소비자의 피해를 막아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일부 보험사 역시 상조업 진출을 희망하기도 했다. 시장 조사 후 금융위는 보험사의 상조업 진출이 시장상황에도 맞지 않고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내렸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조업의 재무건전성 등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해 상조업체의 리스크가 보험사로 전이될 우려가 있다"면서 "보험상품을 팔면서 장례서비스까지 병행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듯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사 역시 당초 예상과는 달리 상조업 진출에 대한 의지도 강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보험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입법예고를 할 때 보험사의 상조업 진출을 허용하는 특례조항을 뺀 것도 이를 감안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보험사의 상조업 진출은 어렵게 됐지만 상조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상조 서비스 영위는 가능해 고객들이 보험상품을 통해 장례비 등을 제공받는 상조보험 영업은 계속할 수 있다. 또 상조업에 이미 진출한 그린손보는 현재 지분이 5% 정도이기에 영업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다만 당장은 아니지만 상조업 진출을 언제든지 타진할 수 있는데 '보험업의 상조업 진출 허용'을 담은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은 나타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조시장은 성장하고 있는 분야"라면서 "당장은 아니지만 법 조항이 있다면 언제든지 진출을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인데 그게 막혀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