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를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운용사들이 ‘2위 선점’을 위해 태스크포스(TF) 구성과 마케팅 확대 등을 앞세워 접전을 벌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0월 4개 종목, 시가총액 3,580억원 규모로 출발한 국내 ETF 시장은 10년 만에 114개 종목, 시총 11조원 대로 급성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전체 ETF 순자산가치의 55%(6조2,300억원)를 차지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미래에셋맵스(1조6,500억원), 우리(9,200억원), 교보악사(7,500억원), KB(5,900억원), 한국운용(5,900억원) 등 순자산 5,000억~1조원대 운용사들이 2위 자리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미래맵스운용에 2위 자리를 내준 우리자산운용은 최근 ETF 관련 태스크포스를 구성, 2위 탈환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미래맵스와 5,000억원 이상의 순자산 격차로 2위를 지켰던 우리운용은 4월 ‘ETF 보수 인하’라는 맵스운용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휘청이며 2위로 밀려났다.
권준 부사장이 총괄하는 우리운용 TF는 주식ㆍ채권운용ㆍETF마케팅ㆍ기관 및 홍보 담당자 11명으로 구성됐다. 상품 아이디어 교환, 기관 대상 프로모션, ETF 이슈 발굴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우리운용 관계자는 “각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ETF 업무를 한 데 모아 시너지를 내고, 적극적으로 ETF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TF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한국운용 역시 지난 1월 레버리지 ETF를 상장한 데 이어 ETF 전용 홈페이지 개설, 서울 전역 버스광고 및 이벤트, 투자설명회 등에 사서고 있고 연내 3개 이상의 신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밖에 KB자산운용이 채권ㆍ주식 혼합형 ETF, 삼성운용을 비롯한 일부 운용사가 MSCI ETF 등 신규 지수를 활용한 상품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초창기’로 보고 있다”며 “ETF 시장 조기 선점에 성공한 삼성의 독주를 당장 막을 수는 없는 만큼 나머지 운용사들의 2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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