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15일 9명의 신임 지역본부장을 포함해 1,800명의 승진·이동 인사를 실시했다. 권선주 은행장이 자신의 색깔을 반영한 사실상 첫 번째 인사였는데 전체적으로 '전문성'을 우선시한 것이 눈에 띈다.
강서·제주 지역 신임 지역본부장에는 기업여신 분석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조영현 남동공단기업금융비전지점장을 선임했다. 은행 내부통제에 전문성을 지닌 김주원 여신기획부장은 준법감시인에, '송해 광고'를 통해 기업은행의 인지도를 확 끌어올린 손현상 홍보부장은 강남지역본부장으로 발탁 승진했다. 부산·경남지역본부장에는 부산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정종숙 녹산중앙기업금융지점장을, 서부지역본부장에는 영업 역량이 뛰어난 양춘근 김포대곶지점장을, 충청지역본부장에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한 김학명 글로벌사업부장을 승진 발령했다. 장영환 선릉역지점장과 백승헌 서초남지점장은 IBK경제연구소장과 영업부장에 임명됐다. 지역본부장급으로 격상된 여신심사부에는 황영석 반월지점장을 승진 보임했다.
기업은행은 인사와 함께 기술금융·스마트금융·은퇴설계 등 신성장동력 부문을 강화하고 적자점포는 통폐합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권 행장이 집중 육성 중인 기술금융부는 특허·기술력 우수기업 발굴을 위한 기술사업팀과 기술평가팀으로 세분화됐다. 은퇴설계팀과 스마트상품팀도 신설됐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하지 못했다. 기업은행은 캐피털·연금보험·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시스템·신용정보·서비스 등 총 8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중 공식적으로 CEO가 공석인 곳은 증권·자산운용 등 2곳이며 연금보험은 유상정 대표가 이달 8일 임기를 마쳤다. 증권과 자산운용은 외부인사가 내정됐고 연금보험은 은행 부행장이 선임될 것이라는 하마평만 들려온다.
이는 청와대 인사검증이 끝나지 않은 탓이다. 은행 고위관계자는 "이달 중으로는 선임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회사 CEO 인사가 막히자 은행 부행장 인사도 꼬였다. 기업은행은 부행장 중 임기만료가 다가오는 순서대로 자회사 대표로 내려보내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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