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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절호의 타이밍

제4보(53~60)


흑53으로 들여다본 이 수. 천하명점이었다. 18급 하수도 둘 수 있는 평범한 수 같은데 절찬을 받은 이유는 따로 있다. 지금이 절호의 타이밍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 내용을 찬찬히 감상해 보자. 우선 흑53 이하 59의 수순을 눈으로 천천히 따라가 보자.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춘 애기가라면 흑이 원래는 백의 세력권이던 우변에서 너무도 멋지게 둥지를 틀고 안정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또 아마추어 유단자 수준의 실력자라면 백이 54로 그냥 잇지 않고 참고도1의 백1, 3으로 강력히 반발하는 강수를 왜 쓰지 않았는지 의아하게 여길 것이다. 사토루가 실전보의 54로 곱게 이은 데는 깊은 뜻이 있다. 참고도1의 백7까지 두면 흑 3점은 잡혀 있다. 흑은 백이 7로 응수하는 것을 확인하고서 8 이하 16으로 둘 것이다. 우하귀에는 흑A, 백B, 흑C로 조여붙이는 즐거운 끝내기가 남아 있다. 만약 백이 참고도2의 백7로 받는다면 그때는 흑10으로 우변을 지우는 작전으로 나간다. 흑16으로 뛰어나가면서 A와 B를 맞보기로 하면 백은 응수가 심히 난처하게 될 것이다. 흑이 일단 B로 살아가고 나면 우하귀의 백이 위험하게 된다. 이런 모든 수읽기를 해보고 사토루는 백54로 곱게 이은 것이다. 만약 흑이 53으로 들여다보기 전에 흑55,57을 미리 두었다면 백은 54로 그냥 잇지 않고 분명히 반발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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